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53 - 새로 기록을 깬 가장 멀리 떨어진 Type Ia 초신성





 아주 멀리 떨어진 은하들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과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Type Ia 초신성은 아주 정확하게 일정한 밝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몇차례 언급했듯이 Type Ia 초신성은 백색 왜성이 태양 질량의 대략 1.38 배 수준에 이르게 되면 폭발하는 케이스로 원리상 그 밝기가 항상 비슷합니다. 그 순간적인 밝기는 태양의 50 억 배 수준으로 멀리 떨어진 지구에서도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십억 광년을 넘어서 지구에서 이 초신성이 속해 있는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Type Ia 초신성은 Standard Candle 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이미 올해 초 SN SCP-0401 이라는 Type Ia 초신성이 적색 편이 (redshift) 1.71 의 값으로 대략 100 억년 전 폭발한 (즉 그 만큼 멀리 떨어진) Type Ia 초신성의 타이틀을 가져간 바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jjy0501/100178488778  참조 ) 그런데 불과 3 개월만에 허블 우주 망원경이 이 기록을 다시 경신한 새로운 초신성을 찾아냈는데 전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이름을 딴 UDS10Wil  이 그것입니다. 이 초신성은 대략 이전 기록을 3.5 억년 정도 더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적색 편이는 1.914 이며 거리는 대략 105 억 광년 (물론 빛이 이동한 거리가) 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가장 먼 Type Ia 초신성 UDS10Wil. 초신성 단독으로 발견한 것이 아니라 이 초신성이 있는 은하가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을 확인한 것으로 초신성 자체의 밝기는 작은 은하라면 은하 자체보다 더 밝을 수도 있음.   This is a Hubble Space Telescope view of supernova SN UDS10Wil, nicknamed SN Wilson that exploded over 10 billion years ago. The small box in the top image pinpoints SN Wilson's host galaxy in the CANDELS survey. The image is a blend of visible and near-infrared light. The three bottom images, taken in near-infrared light demonstrate how the astronomers found the supernova. The image at far left shows the host galaxy without SN Wilson. The middle image, taken a year earlier, reveals the galaxy with SN Wilson. The supernova cannot be seen because it is too close to the center of its host galaxy. To detect the supernova, astronomers subtracted the left image from the middle image to see the light from SN Wilson, shown in the image at far right. Credit: NASA, ESA, A. Riess (STScI and JHU), and D. Jones and S. Rodney (JHU) )


 이미 Type Ia 초신성의 연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몇차례 설명했기 때문에 이전 포스트들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존스 홉킨스 대학의 데이비드 존슨 (David O. Jones) 은 이런 100 억년 전의 Type Ia 초신성이 발견들로 인해 우주의 진화와 팽창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Type Ia 초신성이야 말로 우주의 가속 팽창 (더 멀어질 수록 더 가속해서 멀어짐) 을 밝힌 장본인일 뿐 아니라 얼마나 가속 팽창이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측정하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는 3 년간의 허블 망원경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인데 공교롭게도 이전 Supernova Cosmology Project (SCP) 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기록을 세운 셈입니다. 연구팀은 75 억년 전에서 100 억년 사이의 Type Ia 초신성의 숫자가 감소하는 현상 역시 발견했습니다. 이는 아직 백색 왜성이 생기기엔 우주의 나이가 너무 젊을 때라는 점임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아마도 120 억년이나 130 억년전의 Type Ia 초신성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인데 우주가 생긴 후 별들이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백색 왜성 자체가 생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오래된 Type Ia 초신성이 발견될지도 궁금한 부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오래된 Type Ia 초신성이 발견되는 경우 우리가 아는 백색 왜성이나 우주론에 대한 이론이 크게 변화해야 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근육 떨림을 막는 전자 임플란트

  (Three of the muscle-stimulating implanted electrodes – these ones are attached to silicone tubes which were used to more easily extract them from test subjects' bodies once the study was completed. Credit: Fraunhofer IBMT) ​ (A diagram of the system. Credit: Equinor Open Data License) ​ ​ ​ 근육이 자기 의지와 관계 없이 갑자기 수축하거나 떨림 (tremor, 진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현재까지는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국립 연구 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가 이끄는 독일, 아이슬란드, 영국, 미국 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 ​ 이 연구는 국제 과학 컨소시엄인 EXTEND 프로젝트의 일부로 신체에 신경 신호를 조절하는 전극을 넣어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 방법은 간단합니다. 생체 적합 물질로 만든 길이 3cm, 지름 1mm 크기의 백금-이리듐/실리콘 (platinum-iridium/silicone) 임플란트를 근육 속에 넣습니다. 각 임플란트엔 센서와 액추에이터 역할을 할 두 개의 전극이 있습니다. 외부에 있는 전극은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도 합니다. ​ ​ 이 임플란트는 근육의 떨림이나 이상 동작을 파악하면 신호를 보내 움직임을 멈추게 합니다. 초기 임상 실험 결과는 1-2시간 정도 작동으로도 더 긴 시간동안 떨림 증상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게 될지는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이르지만, 먼가 사이버펑크의 세계가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전자 임플란트 같습니다. ​ ​ 참고 ​ ​ https://newatlas.com/health-w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