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26 - 현재까지 관측된 가장 큰 별은 ? (2012)



 3 년 전쯤 같은 주제의 포스트가 ( http://blog.naver.com/jjy0501/100084323902 ) 쓰였지만 그사이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 그 순위는 바뀔 필요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연구 결과들에 의해서 크기에 대한 측정이 변했기 때문이죠. 사실 아주 가까이 존재하는 별이 아니라면 별의 정확한 크기를 측정하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단계에서 사방으로 가스를 뿜어대는 거성이라면 더 그렇겠죠. 또 거리가 매우 먼 경우 상당 부분은 간접적인 방법에 기댈 수 밖에 없어서 순위는 계속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내용을 배제하게 되면 최신의 연구 성과와는 다른 잘못된 내용이 전파될 우려가 있으므로 새로운 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여기서는 부피를 기준으로 순위를 살펴보겠습니다.  


 과거 1위로 알려졌고 이전 포스트에서도 1 위로 소개했던 VY Canis Majoris 는 새로운 관측 결과에 의해 이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 크기가 다소 작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이 별은 대략 3840 광년 정도 떨어진 것으로 생각되는 이 별은 대략 태양 질량의 17 ± 8 배 정도 되는 적색 극대거성 (Red Hypergiant) 으로 일생의 최후 단계에서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런 단계에서 크기 측정은 불확실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겠죠. 사실 이 별은 다른 거대한 적색 거성들과 마찬가지로 그 밀도가 대단히 희박합니다. 그 대략적인 밀도는  0.000005 - 0.000010 kg/m3  수준으로 사실 해수면 높이에서 지구 대기의 1/1000 수준도 안되는 정도입니다. 거기에다 말기에 이른 적색 거성들이 대개 그렇듯이 사방으로 가스를 잃고 있어 주변으로 이 보다 더 낮은 밀도의 주변 가스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정확히 어디가 표면인지 판단하기조차 애매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2012 년에 나온 새로운 연구들에 의하면 이 별의 지름은 이전 측정보다 낮은 태양의 1420 ± 120 배 수준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즉 반지름이 6.6 AU 정도) 이 정도만 해도 엄청난 크기이긴 하지만 1위 자리에서는 이제 내려올 시간입니다. 물론 추가 관측을 통해 정정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말이죠. (1) 




(허블 우주 망원경이 본 실제 VY Canis Majoris 의 관측 모습. 주변 가스로 인해 정확한 크기를 측정하는데 어려움이 존재  Source : Hubble site ) 


 VY Canis Majoris 를 대신할 새로운 최대 부피 항성이 후보들은 역시 여러개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 2012 년 기준으로 가장 커보이는 별은 NML Cygni (V1489 Cygni ) 입니다. 이 항성은 대략 지구에서 5300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적색 초거성 ( red supergiants (RSGs)) 으로 대략 태양 질량의 25 - 40 배 수준의 질량과 1650 배 수준의 반지름을 가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7.6 AU) (2) 물론 이 별 역시 주변에 가스와 먼지로 정확한 관측이 방해 받고 있습니다. 

 두번재 후보는 WOH G64 로 최소한 대마젤란 은하 (LMC  Large Magellan Cloud) 에서 가장 큰 별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웃한 위성 은하에 있기 때문에 그 거리는 꽤 멀어서 16만 3000 광년 정도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질량은 태양의 16 -22 배 사이로 추정되며 그 지름은 대략 태양의 1540 배 정도 수준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3) 


 따라서 오차 범위에서 생각할 때 1 위 후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별 역시 가스로 뒤덥혀 있는 말기의 적색 초거성인데 이전에도 1 위 후보로 생각되었으나 당시에는 VY Canis Majoris 보다 약간 작은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 별 역시 거대한 가스구름이 주변에 존재합니다. 다른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정확한 크기 추정이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WOH G64  의 아티스트 컨셉.    Source  : ESO  )   


 그 다음 후보로 생각할 수 있는 별은  VX Sagittarii 으로 그 추정 크기는 WOH G64 와 거의 유사합니다. 이 별은 지구에서 5150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이유 (즉 멀리 떨어져 있고 주변에 가스가 존재) 외에 크기가 불규칙한 맥동 변광성  (Pulsating variable star ) 이기 때문에 그 크기를 추정하기가 만만치 않지만 대략 태양 지름의 일부 연구는 대략 1500 배 정도로 추정하기도 했고 그보다 작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4,5) 


 이런 측정의 어려움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별들도 존재하는데 KY Cygni 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별은 역시 지구에서 5000 광년 떨어져있으며 태양 질량의 25 배 정도 되는 되는 말기형 적색 초거성 red supergiants (RSGs) 으로 역시 위의 후보들 처럼 태양의 수십만배 밝기로 빛나면서 곧 최후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대략 이 별의 반지름은 태양 반지름의 1500 배 선인 것 같은데 여러 연구에서 가장 높은 값이 다양하게 나와서 이중 가장 큰 값은 3000 배에 가깝지만 이는 약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6)


 기타 후보들로 RW Cephei, PZ Cassiopeiae, VV Cephei A, Mu Cephei 등이 존재합니다. 이 중에서 세페우스자리 VV(VV Cephei) A 별은 육안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별이고 이전에는 우주에서 관측된 가장 큰별 2,3 위 후보로 오르기도 했던 변광성입니다. 이들도 역시 위에서 언급한 문제가 존재하며 지구에서 수천광년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2009 년 포스트를 작성한지 3 년이 흘렀을 뿐이지만 이제는 VY Canis Majoris 가 가장 부피가 큰 별이라고 믿을 확실한 증거는 없어졌습니다.  이전에 소개된 내용 때문에 아직도 그렇게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긴 하지만 학문은 끊임 없이 발전하는 법이니까요. 또 가장 무거운 별 역시 R136a1 이 ( http://blog.naver.com/jjy0501/100141610757  참조) 새로운 후보로 올라온 상태입니다. 사실 이 별들이 지구에서 대부분 5000 년 광년 내외 위치 하거나 아니면 대마젤란 은하에 위치했다는 것은 아직 인간이 관측한 부분이 얼마 안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크기를 대충이라도 추정할 수 있는 별은 우주 전체를 통들어서 많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힘으로 우주에서 가장 큰 별을 찾기는 어려운 과제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과연 무거운 별들이 최후에 어떤 일을 맞이하는지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과 연구 때문에 미래에도 이른 초거성과 극대거성에 대한 연구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을 참고하시려는 분들은 미래에 새롭게 등장하게 될 연구 결과에 따라 위에 설명한 내용들이 모두 변경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Reference  

 1. Wittkowski, M.; Hauschildt; Arroyo-Torres, B.; Marcaide, J.M. (5 April 2012). "Fundamental properties and atmospheric structure of the red supergiant VY CMa based on VLTI/AMBER spectro-interferometry". Astronomy & Astrophysics 540: L12. arXiv:astro-ph/1203.5194

 2.  b. Zhang, B.; m. j. Reid, M. J.; k. m. Menten, K. M.; x. w. Zheng, X. W.; a. Brunthaler, A. (2012). "The distance and size of the red hypergiant NML Cygni from VLBA and VLA astrometry". Astronomy & Astrophysics 544: A42. doi:10.1051/0004-6361/201219587  

 3. Levesque, E. M.. "WOH G64: The Largest Star Known?". Astronomical JournalarXiv:0903.2260Bibcode 2009AJ....137.4744L.doi:10.1088/0004-6256/137/6/4744

 4. Nicolas Mauron; Eric Josselin (2010). "The mass-loss rates of red supergiants and the de Jager prescription".arXiv:1010.53691

 5. A. Chiavassa, S. Lacour, F. Millour4 et al VLTI/AMBER spectro-interferometric imaging of VX Sagittarii's inhomogenous outer atmosphere  Astronomy & Astrophysics Volume 511, February 2010


 6. The Effective Temperature Scale of Galactic Red Supergiants: Cool, but Not As Cool As We Thought", Emily M. Levesque, Philip Massey, K. A. G. Olsen, Bertrand Plez, Eric Josselin, Andre Maeder, and Georges Meynet, The Astrophysical Journal 628, #2 (August 2005), pp. 973-985, doi:10.1086/43090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