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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22 - 또 다른 생명체 생존 가능성 외계 행성 HD 40307g





 HD 40307 은 지구에서 대략 42 광년 정도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주계열성 (K2.5V) 으로 태양 질량의 75% 정도 되는 수준의 별입니다. 이 별은 여러개의 행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으며 특히 대부분의 행성이 슈퍼 지구 (지구의 수배에서 10 배 정도 되는 질량을 가진 행성으로 이 중 상당수는 거대 암석형 행성으로 생각됨) 라는 점에서 더 주목할만 하다고 하겠습니다.  


 HD 40307 이 슈퍼 지구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은 2008 년 ESO 의 HARPS spectrograph 에 의한 radial velocity 관측을 통해 처음 확인되었습니다. (HARPS 에 대해서는 http://blog.naver.com/jjy0501/100137890106 참조) 당시 확인된 행성은 HD 40307 b/c/d 의 세개였으며 이들은 모성에 매우 가까운 위치에서 4 - 20 일 정도 공전 주기로 돌고 있었기 때문에 생명체가 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아무튼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행성계가 발견되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시 2012 년에 Mikko Tuomi (University of Hertfordshire) 와  Guillem Anglada-Escude (University of Goettingen) 등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HD 40307 에서 추가적인 행성들을 더 발견했는데 그 중 HD 40307g 가 존재합니다. 대략 지구 질량의 7 배 정도로 추정되는 이 행성은 위치상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HD 40307g 의 아티스트 컨셉   This artist's impression shows HD40307g in the foreground (on the left hand side), with its host star HD40307 and two other planets in the system (on the right-hand side). The depicted atmosphere and continents are not detected or constrained by this work. (Credit: J. Pinfield, for the RoPACS network at the University of Hertfordshire) )  


 HD 40307 의 질량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태양 질량의 75 % 지만 그 광도는 23% 수준에 불과합니다. HD 40307g 는 대략 0.6 AU (대략 9000만 km) 정도로 모성에서 가깝지만 사실 단위 면적당 받는 에너지는 지구보다 약간 낮은 수준입니다. 그래도 대기 조성이나 혹은 알베도에 따라서 이 행성이 만약 지구 같은 암석형 행성이라면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HD 40307g 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HD 40307 은 적어도 6개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항성입니다. 최근에 발견되는 외계 행성들은 2 개 이상의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우리의 태양계에 대한 지식을 고려할 때 외계 행성계 역시 여러개의 행성들과 소행성들로 구성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지금은 관측 기술의 한계로 대부분 지구보다 큰 행성들만 발견이 가능한 상태인 것이겠죠. 그렇게 생각하면 과연 HD 40307 이 얼마나 많은 행성급 천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공전궤도 0.6 AU 안쪽에 이미 6 개나 되는 행성을 지니고 있으니 말이죠.  



(HD 40307 의 현재까지 알려진 행성계 데이터. 이 데이터는 추후 연구에 따라 수정될 가능성이 있음.  Source : wiki)  


 HD 40307 이 왜 이렇게 많은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는지 그리고 0.6 AU 밖에는 더 많은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는지 현재로써는 알 수는 없는 일입니다. 또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들이 과연 지구형 암석 행성인데 크기가 큰 것인지 아니면 일부는 작은 해왕성이라고 볼 수 있는 가스 행성인지도 현재까지는 확실치는 않은 상황입니다. 이전에 연구에 의하면 b 는 암석형 행성이고 c,d 는 가스 행성인 것 같다는 추정도 있었습니다. g 의 경우도 사실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일러스트 같은 암석형 행성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는 없는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다양한 크기의 외계 행성 시스템이 발견되므로써 태양계 처럼 복잡한 행성 시스템이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HD 40307 이 태양과 가까워지고 있어서 41 만 3000 년 후엔 태양계와의 거리가 6.4 광년까지 좁혀진다는 것입니다. 그 때까지 인류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이죠. 참고로 이 별은 대략 나이가 12 억년 정도로 만약에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해도 현재는 박테리아 수준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반드시 외계 행성에 생명체가 있다고 해서 지구와 동일한 역사를 가졌다는 생각은 옳지 않을 수도 있죠.


 아무튼 이 새로운 발견은 외계 행성들이 태양계와는 사뭇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지구와는 다른 형태의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겠다는 상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참고

Barnes, Rory; Jackson, Brian; Raymond, Sean N.; West, Andrew A.; Greenberg, Richard (January 13, 2009). "The HD 40307 Planetary System: Super-Earths or Mini-Neptunes?". The Astrophysical Journal 695 (2): 1006. arXiv:0901.1698Bibcode2009ApJ...695.1006Bdoi:10.1088/0004-637X/695/2/1006


Mikko Tuomi, Guillem Anglada-Escude, Enrico Gerlach, Hugh R. A. Jones, Ansgar Reiners, Eugenio J. Rivera, Steven S. Vogt and R. Paul Butler. Habitable-zone super-Earth candidate in a six-planet system around the K2.5V star HD 40307.Astronomy & Astrophysic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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