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23 - 외계행성의 요람 PDS 70




 지난 수십년간 외계 행성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크게 늘어났습니다. 외계 행성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경우는 이제 상당히 축적되었으며 직접 관측 역시 시도되는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외계 행성이 생성되는 원시 행성계 원반  (Protoplanetary Disk) 에 대한 관측도 진행되어 초창기 행성계가 어떻게 생성되는 지에 대한 지식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시모토 준 Jun Hashimoto (National Astronomical Observatory of Japan) 및 루오빙 동 Ruobing Dong (Princeton University) 등의 과학자들이 이끄는 국제 천문학자 팀이 스바루 천체 망원경에 설치된 HiCIAO (High Contrast Instrument for the Subaru Next Generation Adaptive Optics ) 를 이용해서 지구에서 460 광년 정도 떨어진 PDS 70 이란 천체를 관측했습니다. 


 이 별은 생긴지 약 1000 만년 정도 되는 아주 어린 별로 태양과 비슷한 질량이기 때문에 더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사실 수명이 100 억년 정도라고 생각하면 1000 만년은 거의 생후 1 달 이내의 신생아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이죠. 이 별 주변에는 원시 행성계 원반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아마 우리의 태양도 비슷한 시기에는 이런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HiCIAO 에 관측된 모습에서는 이 원시 행성계 원반에 거대한 간극이 발견되었습니다. 즉 먼지와 가스가 모여 형성된 원시 행성계 원반에 고리 처럼 빈 공간이 보인 것이죠. (아래 그림 참조) 




(PDS 70 의 실제 관측 모습. 가운데에 있는 별의 빛을 막기 위해 가린 것이며 약 140 AU 정도 길이의 원반에 간극이 확실하게 발견됨. Figure 1: HiCIAO mounted on the Subaru Telescope captured this near infrared image of the protoplanetary disk around PDS 70. A software mask blocked out the light in the immediate vicinity of the central star. The colors in the image indicate the luminosity of the infrared light; the white area has stronger infrared radiation while that of the bluer area is weaker. The black area near PDS 70, outside of the software mask, is the gap referred to in the text. (Credit: NAOJ)  )



(PDS 70 시스템에 대한 컨셉 아트 Figure 2: Artist’s rendition of PDS 70 and its two protoplanetary disks, showing the large gap between them. The gravitational force of several newborn planets is probably responsible for the development of such a huge gap between the two disks. (Credit: NAOJ)  )  


 이와 같은 거대 간극이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발견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사실 태양과 비슷한 크기의 별에서 발견된 것 가운데는 가장 큰 것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이 거대 간극이 생겨난 가장 그럴듯한 이유로 새롭게 형성된 행성의 존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위의 일러스트 처럼 새로운 행성들이 생겨나면 중력으로 공전 궤도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흡수해 크기를 키우기 때문에 원시 행성계 원반에 빈 간극이 생겨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정도 크기의 간극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사실 생성된 행성이 하나로는 부족하다고 연구팀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일러스트 처럼 여러개의 행성들이 그 위치에서 형성되고 있고 그 결과 가스와 먼지가 이미 중력으로 흡수되어 현재 이 간극이 형성된 것이라는 이론입니다. 


 이 연구는 스바루 천체 망원경을 이용한 Strategic Exploration of Exoplanets and Disks with Subaru (SEEDS) 연구의 결실입니다. 이 연구는 2009 년 부터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별이 형성될 때 생기는 원시 행성계 원반을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고 PDS 70 에서 아마도 우리 태양계가 형성되었을 때 보였던 것 같은 패턴을 찾아냈습니다. 


 아마 우리 태양계도 생성 당시 이런 과정을 한번 거쳤을 것입니다. 즉 토성, 목성, 해왕성, 천왕성등 거대  가스 행성들이 먼지와 가스를 삼켜 원시 행성계 원반 안쪽에 가스가 없는 큰 간극이 생겨났을 것입니다. 남은 부분들은 도넛 모양으로 이를 둘러싸고 있다가 카이퍼 벨트 및 오르트 구름의 재료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연구를 통해 우리의 태양계가 초기에 어떻게 생성되었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태양계가 우주에서 특별하지 않은 매우 흔한 행성계 중 하나일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지구와 같은 외계 행성을 찾는 우리의 노력도 전혀 의미 없거나 불가능한 일이 아니겠죠. 미래에 보다 강력한 망원경이 도입되면 더 자세한 관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J. Hashimoto, R. Dong et al. POLARIMETRIC IMAGING OF LARGE CAVITY STRUCTURES IN THE PRE-TRANSITIONAL PROTOPLANETARY DISK AROUND PDS 70: OBSERVATIONS OF THE DISK.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2 ApJ 758 L19 doi:10.1088/2041-8205/758/1/L1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인슐린 주사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된다?

   당뇨병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 질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더 관리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주사를 몇 번씩 맞아야 하면 찌르는 것도 고통이고 실수로 건너뛰거나 용량을 실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투여 방법과 인슐린 제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2상 임상 시험을 마친 노보 노디스크 ( Novo Nordisk )의 인슐린 아이코덱 ( icodec )은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장시간 인슐린 제제입니다. 아이코덱은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는 변형 인슐린 분자로 혈액에서 알부민과 결합해 서서히 분리되기 때문에 한 번 주사로도 일주일이나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작용하는 인슐린 제제의 경우 환자의 식사나 운동 같은 상황 변화에 인슐린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2상 임상시험에서는 247명의 당뇨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실험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코덱을 투여받고 매일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은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위약을 투여받고 하루에 한 번씩 장시간 인슐린 제제인 란투스 (Lantus, glargine) 100U을 투여받았습니다.   26주에 걸친 임상 실험 결과 하루에 한 번 란투스를 투여받은 그룹이나 일주일에 한 번 아이코덱을 투여받은 그룹에서 특별한 합병증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 혈색소 (HbA1c) 농도 역시 아이코덱 그룹에서 1.33% 감소한 반면 란투스 그룹에서 1.15% 정도 감소해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번 투여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실수로 두 번 투여하거나 건너 뛸 위험성이 적을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 New England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