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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120 - 극저온의 왜행성 마케마케 (Makemake)




 왜행성 (dwarf planet) 이란 행성보다는 작지만 원형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큰 질량 질량 (사실 크기와 질량에 대해서는 정확한 규정이 없으나 대략 지름 800 km 이상이나 혹은 5×1020 kg
 이상인 경우) 을 가진 천체를 이야기 합니다. 2006 년에 국제 천문 연맹 (IAU) 26 차 총회에서 결정된 바에 의하면  

A celestial body that is in orbit around the Sun
: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궤도를 갖는다.
A celestial body that has sufficient mass for its self-gravity to overcome rigid body forces so that it assumes a hydrostatic equilibrium [nearly round] shape
: 원형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중력을 가질 수 있도록 충분한 질량을 갖는다.
A celestial body that has not cleared the neighbourhood around its orbit
: 그 궤도 주변에서 다른 천체를 흡수하지 못한다.
A celestial body that is not a satellite
: 다른 행성의 위성이 아니어야 한다. 


 를 왜행성의 정의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의에 의해서 2005 년 마이클 브라운 (Michael Brown , Caltech ) 이 이끄는 천문학자 팀이 발견한 소행성 2005 FY9 ( 마케마케 (Makemake)) 는 2008 년 왜행성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마케마케는 이스트 섬의 원주민인 라파누이 (Rapa Nui) 족 신화에 나오는 인간 창조 및 번식의 신으로 본래 이 왜행성의 코드 명 Easter 와 이스터섬의 연관성에서 이런 명칭이 나왔다고 합니다.  


 마케마케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꽤 독특하게 다가오지만 이미 그리스나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화상의 이름은 거의 다 쓰이다 시피해서 앞으로는 사실 서구 신화보다 다른 문화권에 나오는 신화의 신들의 이름이 새로운 천체의 이름으로 채택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론에 앞서 잠시 마케마케의 일반적인 특성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마케마케는 대략 명왕성 크기의 2/3 정도 되는 왜행성으로 그 지름은 1360 - 1480 km 사이로 추정됩니다. 물론 정확한 크기는 앞으로 추가적인 측정에 따라 더 자세히 알려질 것 입니다. 밀도는 대략 1.7 ± 0.3 g/㎤ 으로 추정됩니다. 아마도 암석과 얼음등으로 구성된 왜행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마케마케 주변을 공전하는 위성이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추정치를 구하는 데 다소 애를 먹고 있기는 합니다.   


 이 왜행성의 공전 궤도는 원일점이 53 AU, 근일점이 38.5 AU 이며 궤도 장반경 (semi major axis) 은 45.8 AU 입니다. (이심률 0.139) 공전 주기는 309.88 년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듯이 극도로 긴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전 궤도 자체는 원에 가깝지만 궤도 경사각 (inclination) 은  28.96 도 정도 기울어진 상태입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발견한 마케마케  NASA - Hubble Space Telescope  )



(마케마케의 공전 궤도 (푸른색), 다른 왜행성인 하우메아 (Haumea) 는 녹색으로 명왕성은 적색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회색은 해왕성이다.    source : http://en.wikipedia.org/wiki/File:TheKuiperBelt_Orbits_2003EL61_2005FY9.svg ) 





 현재는 지구에서 50 AU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 크기와 거리를 감안했을 때 마케마케는 생각보다 꽤 밝은 편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빛을 잘 반사한다는 (즉 알베도 Albedo 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마케마케의 표면은 대단히 극저온 상태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면적당 받는 태양 에너지가 지구의 2500 분의 1 수준일 텐데 알베도도 높으니 말이죠. 


 마케마케의 알베도는 일부 연구에 의하면 80 % 수준으로 매우 높으며 뭔가 빛을 쉽게 반사 시키는 물질 - 예를 들어 얼음 - 등으로 뒤덮혀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 왜행성의 예상 표면 온도는 30 - 35 K (즉 - 243  까지 낮아짐) 수준으로 극도로 추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학자들은 이 멀리 떨어진 왜행성에 대해서 극도로 제한된 정보  밖에 얻을 수 있는 상태이지만 한가지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서 최근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케마케의 대기에 관한 것입니다. 이런 작은 왜행성에 대기가 존재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수도 있으나 극도로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 일부 물질들은 일시적으로 기체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질소가 그 가장 좋은 후보가 될 수 있으며 일부 메탄의 존재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Jose Luis Ortiz (Instituto de Astrofisica de Andalucia, CSIC, Spain ) 가 이끄는 국제 합동 연구팀은 ESO 의 VLT 등을 이용한 여러차례의 관측 결과를 종합해서 이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사실 대기가 있다고 해도 매우 희박한 수준의 대기 밖에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연구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 기회란 마케마케가 우연히 다른 별의 앞을 지날 때를 노리는 것입니다. 이 식현상을 관측할 때 만약 대기가 없다면 빛이 즉각적으로 가렸다가 다시 나타날 것입니다. 마치 달이 태양을 가리는 것 같은 현상이죠. 하지만 만약 대기가 있다면 이 별빛이 대기를 통과하기 때문에 즉각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산란되어 서서히 사라지고 나타나게 됩니다. 이 차이를 이용하면 우리는 관측이 어려울 것 같은 천체에서도 대기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사실 명왕성의 경우에도 최초 대기의 존재를 추정한 것은 이와 같은 방법이었습니다.
 

 이 관측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현재 마케마케에는 충분한 수준의 대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매우 희박한 수준의 대기가 존재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겠지만 타이탄 처럼 두꺼운 대기를 지닌 왜행성은 아니라는 것이죠. 아에 대기가 없다고 해도 좋을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 왜행성은 태양에 적당한 거리에 있을 때만 대기가 존재할 지도 모릅니다. 


 이런 일시적인 대기의 형성은 명왕성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마케마케도 그런지는 지금으로썬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재 마케마케는 태양에서 멀어지는 중이고 2033 년에는 원일점에 도달한 후 다시 154 년은 더 흘러야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따라서 만약 일시적인 대기를 형성하는 왜행성이라 할지로도 당분간 우리가 그 사실을 알아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또 마케마케를 향하는 탐사선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한동안 이 왜행성에 대해서 상상도와 추정치를 가지고 생각을 해볼 수 밖에 없습니다. 


 마케마케는 아무튼 매우 밝게 빛나는 왜행성일 텐데 구체적으로 표면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그리고 대기가 존재할 수 있는지, 구성 성분 (아마도 주로 얼음으로 생각) 은 어떻게 되어 있을지, 혹시 위성이 존재할 지 여러가지 의문점이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극저온의 왜행성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케마케의 상상도. 이번 연구로 의미 있는 수준의 대기가 존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음  (Credit: ESO/L. Calcada/Nick Risinger (skysurvey.org) ) 



 참고  






T.L. Lim, J. Stansberry, T.G. Muller (2010). ""TNOs are Cool": A survey of the trans-Neptunian region III. Thermophysical properties of 90482 Orcus and 136472 Makemake". Astronomy and Astrophysics 518: L148. Bibcode 2010A&A...518L.148Ldoi:10.1051/0004-6361/201014701

J. L. Ortiz, B. Sicardy, F. Braga-Ribas, A. Alvarez-Candal, E. Lellouch, R. Duffard, N. Pinilla-Alonso, V. D. Ivanov, S. P. Littlefair, J. I. B. Camargo, M. Assafin, E. Unda-Sanzana, E. Jehin, N. Morales, G. Tancredi, R. Gil-Hutton, I. de la Cueva, J. P. Colque, D. N. Da Silva Neto, J. Manfroid, A. Thirouin, P. J. Gutierrez, J. Lecacheux, M. Gillon, A. Maury, F. Colas, J. Licandro, T. Mueller, C. Jacques, D. Weaver, A. Milone, R. Salvo, S. Bruzzone, F. Organero, R. Behrend, S. Roland, R. Vieira-Martins, T. Widemann, F. Roques, P. Santos-Sanz, D. Hestroffer, V. S. Dhillon, T. R. Marsh, C. Harlingten, A. Campo Bagatin, M. L. Alonso, M. Ortiz, C. Colazo, H. J. F. Lima, A. S. Oliveira, L. O. Kerber, R. Smiljanic, E. Pimentel, B. Giacchini, P. Cacella, M. Emilio. Albedo and atmospheric constraints of dwarf planet Makemake from a stellar occultationNature, 2012; 491 (7425): 566 DOI:10.1038/nature1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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