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두 배 긴 수명 지닌 살찐 꼬리 난쟁이 여우 원숭이의 비밀



 (A hamster-sized primate from Madagascar, the fat-tailed dwarf lemur is our closest genetic relative known to hibernate. They also tend to live longer than you'd expect given their size. New research reveals a potential anti-aging mechanism within their cells. Credit: David Haring )





(A hibernating dwarf lemur. Credit: Lydia Greene, Duke University)

인간의 세포는 분열을 거듭할수록 분열 능력을 조금씩 잃어 결국에는 더 이상 정상적으로 분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릅니다. 주된 이유는 염색체 양 끝에 있는 텔로미어 (telomeres)가 분열을 거듭할수록 짧아져 더 이상 DNA 복제 과정에서 유전자를 보호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연계에는 예외적으로 텔로미어를 복구해 수명을 늘리는 생물들이 존재합니다. 살찐 꼬리 난쟁이 여우 원숭이 (fat-tailed dwarf lemur 학명 Cheirogaleus medius)가 바로 그중 하나입니다. 마다가스카르 섬에 살고 있는 햄스터 크기의 작은 원숭이인 살찐 꼬리 난쟁이 여우 원숭이는 먹을 것이 부족한 시기에 무려 최장 7개월 간 동면을 하면서 힘든 시기를 이겨냅니다.

듀크 대학의 마리나 블랑코 (Marina Blanco of Duke)가 이끄는 연구팀은 다른 비슷한 크기의 영장류보다 두 배는 긴 수명을 지닌 살찐 꼬리 난쟁이 여우 원숭이의 장수 비결을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작은 영장류의 텔로미어를 연구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동면 중에 이 여우 원숭이의 텔로미어가 도리어 길어 졌던 것입니다. 연구팀은 15마리의 살찐 꼬리 난쟁이 여우 원숭이를 인공적으로 동면시킨 후 이들의 유전자를 조사해 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텔로미어는 텔로머라제 같은 효소를 통해 예외적으로 길어질 수 있는데, 이는 주로 정자나 난자 같은 생식 세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긴 수정란의 텔로미어가 짧으면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능력이 일반 세포에도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암의 위험도를 높이게 됩니다. 일정 시간 동안만 분열이 가능한 일반 세포와 달리 무한 분열이 가능한 암세포는 오히려 생명을 위협합니다.

그런데 자연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살찐 꼬리 난쟁이 여우 원숭이는 동면 중 텔로미어가 길어져 본래 길이로 돌아가는 놀라운 재주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스트레스 환경에서 세포를 보호하고 긴 동면 시간 동안 버려지는 시간을 상쇄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로 이 재주 덕분에 살찐 꼬리 난쟁이 원숭이의 수명은 동면을 하지 않는 근연종보다 두 배 긴 30년에 달합니다. 그리고 같은 크기의 포유류나 다른 영장류 가운데서 가장 긴 편에 속합니다.

이 재주를 배울 수 있다면 인간의 수명도 좀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궁금해집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3-hibernating-lemurs-clock-cellular-aging.html

Marina B. Blanco et al, Food deprivation is associated with telomere elongation during hibernation in a primate, Biology Letters (2025). DOI: 10.1098/rsbl.2024.053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