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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492 - 극초기 우주에서 포착된 복잡한 물질



 (This infrared image from NASA's James Webb Space Telescope was taken by the onboard Near-Infrared Camera for the JWST Advanced Deep Extragalactic Survey, or JADES, program. The NIRCam data was used to determine which galaxies to study further with spectroscopic observations. One such galaxy, JADES-GS-z14-0 (shown in the pullout), was determined to be at a redshift of 14.3, making it the current record-holder for most distant known galaxy. This corresponds to a time less than 300 million years after the big bang. Credit: NASA, ESA, CSA, STScI, Brant Robertson (UC Santa Cruz), Ben Johnson (CfA), Sandro Tacchella (Cambridge), Marcia Rieke (University of Arizona), Daniel Eisenstein (CfA), Phill Cargile (CfA))



(Timeline of the universe: Although we are not sure exactly when the first stars began to shine, we know that they must have formed sometime after the era of Recombination, when hydrogen and helium atoms formed (380,000 years after the big bang), and before the oldest-known galaxies existed (400 million years after the big bang). The ultraviolet light emitted by the first stars broke down the neutral hydrogen gas filling the universe into hydrogen ions and free electrons, initiating the era of Reionization and the end of the Dark Ages of the universe. Credit: NASA, ESA, CSA, STScI)

빅뱅 직후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 그리고 아주 소량의 리튬 밖에 없었습니다. 이보다 무거운 원소는 모두 별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우주가 어느 정도 진화한 후에야 복잡한 물질들이 생성되었다고 생각되고 있으나 최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생각보다 매우 이른 시기에 우주에 복잡한 원소들이 생겼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애리조나 대학의 케빈 하인라인 (Kevin Hainline)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이용한 초기 심부 우주 관찰 프로젝트인 JADES (JWST Advanced Deep Extragalactic Survey)를 통해 우주 나이의 불과 2%에 해당되는 극초기 은하에서 생각보다 복잡한 물질을 발견했습니다.

JADES-GS-z14-0는 역대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로 우주 나이의 2%에 불과한 빅뱅 직후 3억 년 시기의 초기 은하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놀랍게도 여기에서 상당한 양의 산소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초기에 형성된 무거운 별이 짧은 삶을 마치고 주변으로 물질을 뿜여낸 흔적입니다. 이 연구는 공교롭게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빅뱅 직후 1-2억년에 불과한 짧은 시기에도 물이 형성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독립적으로 거의 같은 시기에 발표됐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3784124114

이번 관측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NIRCam을 167시간이나 사용하고 MIRI 역시 43시간이나 동원한 결과물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에 하나의 관측 목표에 대해서 이렇게 장시간의 관측을 한 건 사실 이례적인 일입니다.

아무튼 이론적 연구와 함께 실제 관측 결과를 통해 우주 초기에 복잡한 원소가 만들어지면서 행성이나 생명체가 초기부터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인류보다 아주 앞선 문명을 지닌 외계 문명이 저 멀리 우주 어딘가 있다면 언제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낼지 궁금해지는 연구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3-webb-reveals-unexpected-complex-chemistry.html#google_vignette

Jakob M. Helton et al, Photometric detection at 7.7 μm of a galaxy beyond redshift 14 with JWST/MIRI, Nature Astronomy (2025). DOI: 10.1038/s41550-025-0250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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