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ummingbird chick was covered in long brown feathers. Credit: Scott Taylor/CU Boulder)
자연계에서 위장술은 매우 흔한 생존 전략입니다. 특히 느리게 움직이면서 잎를 갉아먹는 애벌레에게는 독을 지니지 않은 경우 거의 유일한 생존 전략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기이한 모습으로 진화한 애벌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콜로라도 대학의 스콧 테일러 교수(Scott Taylor, associate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Ecology and Evolutionary Biology at CU Boulder)와 스미스소니언 열대 연구소의 제이 팔크 (Jay Falk, 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파나마의 열대 우림에서 정반대의 것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벌새의 새끼가 애벌레로 위장한 것입니다.
이 지역에 사는 흰목자코빈 ( white-necked Jacobin hummingbird) 중간 정도 크기의 벌새로 작은 크기 때문에 종종 사마귀 같은 곤충에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 작은 새끼는 말벌 같은 육식성 곤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희목자코빈의 둥지는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위치에 숨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우연한 기회에 이 새의 둥지를 발견해 카메라로 부화 과정과 새끼의 생존 전략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예상치 못한 발견을 했습니다.
흰목자코빈 새끼는 큰 애벌레 수준 크기인데, 태어날 때부터 긴 갈색 털을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대부분의 새가 부화할 때는 깃털이 전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특이한 행태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금방 밝혀졌습니다.
이 새끼새는 말벌이 다가오자 마치 애벌레처럼 몸을 꿈틀거리는 행동을 했습니다. 그러자 말벌은 결국 이 새끼 새를 공격하지 않고 그냥 떠나버렸습니다. 새끼 새가 아니라 맹독을 지닌 애벌레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 보기; https://phys.org/news/2025-03-hummingbird-chick-caterpillar-survive.html
이런 상상하기 어려운 의태는 역설적으로 벌새의 작은 크기 덕분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작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살아남는 자연의 아이디어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사례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3-hummingbird-chick-caterpillar-survive.html
Jay J. Falk et al, Potential caterpillar mimicry in a tropical hummingbird, Ecology (2025). DOI: 10.1002/ecy.70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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