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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신성이 지구에 대멸종을 유발했다?



 (New research suggests at least two mass extinction events in Earth's history were caused by a nearby supernova. Pictured is an example of one of these stellar explosions, Supernova 1987a (center), within a neighboring galaxy to our Milky Way called the Large Magellanic Cloud. Credit: NASA, ESA, R. Kirshner (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 and Gordon and Betty Moore Foundation), and M. Mutchler and R. Avila (STScI))

과학적인 증거는 찾기 힘들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일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계가 우주를 여행하던 도중에 초신성 폭발에서 나오는 강력한 감마선 버스트 (GRB)를 직격으로 맞아 지구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거나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초신성이 폭발해 생물 대량 멸종을 일으키는 일입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원인을 설명하기 힘든 대멸종 사건이 초신성 폭발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국 킬 대학의 알렉시스 퀸타타 (Dr. Alexis Quintana, formerly from Keele University and now at the University of Alicante)가 이끄는 연구팀은 대멸종 사건의 원인이 초신성 폭발이었을 가능성을 검증했습니다.

현재 과학자들이 가장 가능성 높다고 보는 대멸종 사건은 4억 4500만년 전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과 3억 7200만년 전 데본기 말 대멸종 사건입니다. 이 시기 대량 멸종을 일으킬만한 뚜렷한 원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멸종 사건에서 생물종의 60%, 70%이 사라졌습니다.

연구팀은 태양계에서 1000파섹 (3260광년) 이내에 있는 무거운 별을 조사해 태양계에서 20파섹 (약 65광년) 이내에서 초신성이 폭발해 치명적인 고에너지 방사선이 지구를 덮칠 가능성을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가능성이 증거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아무리 조사해도 다른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 생각해볼 수 있는 가설이긴 합니다.

참고로 100만년 이내로 지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초신성 후보는 베텔게우스와 안타레스 두 개 정도입니다. 그마저도 거리가 있어 감마선 버스트가 지구를 강타하지 않는 이상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중에 베텔게우스는 폭발이 임박한 것으로 보여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나 다행히 큰 악영향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3-violent-supernovae-triggered-earth-extinctions.html

Alexis L. Quintana et al, A census of OB stars within 1 kpc and the star formation and core collapse supernova rates of the Milky Way,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academic.oup.com/mnras/article … 0.1093/mnras/staf083 . On arXiv (2025). DOI: 10.48550/arxiv.2503.08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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