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497 - 바람개비 별의 비밀


 

(An artist's concept of the famous Wolf-Rayet 104 "pinwheel star," previously nicknamed the "Death Star." New research conducted from Maunakea, Hawaiʻi using three Keck Observatory instruments reveals the orbit of the two stars are angled 30 or 40 degrees away from us, sparing Earth from a potential gamma-ray burst (GRB). Credit: W. M. Keck Observatory/Adam Makarenko)

울프 레이예 별 (Wolf-Rayet)는 우주에서 가장 크고 뜨거운 별의 하나로 강력한 항성풍과 표면 온도 때문에 내부층이 노출될 정도입니다. 울프 레이예 별은 결국 짧은 삶을 마치고 초신성 폭발과 함께 최후를 맞이합니다. 하지만 그전에 우주에서 가장 밝은 별임과 동시에 많은 물질을 우주에 공급해 다음 세대의 별과 행성이 될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중요한 별입니다.

이런 울프 레이예 별 가운데 바람개비 별 (pinwheel star)라고 불리는 울프 레이예 104 (Wolf-Rayet 104)은 매우 유명합니다. 울프 레이예 104는 한 개가 아니라 태양 질량의 10배와 20배 정도 되는 두 개의 무거운 별로 이뤄져 있는데 8개월마다 서로를 공전하면서 중력에 의해 소용돌이 모양으로 물질을 내뿜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것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이 울프 레이예 별이 주목을 끈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지구에서 관측했을 때 정확히 소용돌이를 위로 내려다보는 방향이기 때문에 초신성 폭발 시 지구 쪽으로 강력한 감마선이 향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지구가 정확히 감마선 버스트 (gamma-ray burst (GRB)) 방향에 있는 경우 지구 생명체에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별은 스타워즈에 나오는 데스 스타 (death star)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지구 쪽으로 빔을 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울프 레이예 104이 자전축이 정확히 지구를 향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반드시 공전면에 수직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켁 천문대의 천문학자 그랜트 힐 (Grant Hill)은 켁 망원경에 설치된 여러 장비 (Low Resolution Imaging Spectrometer (LRIS), the Echellette Spectrograph and Imager (ESI), and the Near-Infrared Spectrograph (NIRSPEC))를 이용해 울프 레이예 104를 자세히 관측했습니다.

그 결과 울프 레이예 104의 자전축은 의외로 공전면에 수직이 아니라 30-40도 정도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는 미스터리이지만 아무튼 안심할 수 있는 결과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과연 지구의 오랜 역사에서 감마선 버스트를 직격으로 맞은 일이 없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일부 설명할 수 없는 대멸종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과연 결정적인 증거가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3-wolf-rayet-pinwheel-star-reveals.html

G M Hill, Is WR 104 a face-on, colliding-wind binary?,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4). DOI: 10.1093/mnras/stae218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