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 python. Credit: Dr Christina Zdenek)
뱀의 귀는 겉에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는 뱀이 귀가 좋지 않거나 혹은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풀숲을 기어다니는 뱀이야 말로 사람보다 더 청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연구팀은 파충류의 5개 과를 대표하는 19종의 뱀을 방음 실험실 내부에 넣고 소리에 대한 반응을 조사했습니다.
뱀의 무기는 바로 긴 복부입니다. 뱀은 토끼처럼 큰 귀는 없지만, 대신 배에 있는 비늘로 땅의 진동을 느낄 수 있어 공기 중 점파된 음파는 물론 땅을 타고 오는 음파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공기 중으로 두 가지 음파를 들려주고 땅의 진동으로 한 가지 음파를 들려주면서 반응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뱀은 공기 중으로 들려주는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놀랍지 않은 결과이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뱀에 따라서 소리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큰 뱀인 워마 파이톤 (woma python)의 경우 소리가 나는 쪽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을 보인 반면 타이판, 갈색 뱀, 데스 애더 (taipans, brown snakes and especially death adder) 같은 작은 뱀들은 멀어지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먹이 사슬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대형종의 경우 미지의 소리에 대해서 먹이의 가능성을 두고 탐색하지만, 작은 뱀의 경우 먹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피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보면 뱀이 일부러 사람의 소리를 듣고 접근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보다는 사람이 뱀에 접근하면 공격하는 것인데, 먼저 접근하지 않는 이상 다가와서 공격할 이유가 없으므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조심하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2-snakes.html
PLoS ONE (2023). DOI: 10.1371/journal.pone.pone.0281285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