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allas' long-tongued bat, Glossophaga soricina, looking for a meal. Credit: Wikimedia Commons)
박쥐는 칠흙 같은 어두움 속에서도 초음파를 이용해 보지 않고도 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박쥐는 초음파 이외에 다른 수단을 이용해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도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주걱박쥐과에 속하는 팔라스 긴혀 박쥐 (Pallas’s long-tongued bat, Glossophaga soricina)는 벌새의 박쥐 버전으로 특수하게 생긴 긴 혀를 이용해 꿀을 빨아먹으며 살아갑니다. 주로 중앙 및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며 포유류에서 가장 대사율이 높은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트머스 대학 (Dartmouth College)의 연구팀은 이 박쥐가 매우 좁고 긴 꽃에서 어떻게 자세를 유지하면서 꿀을 빨아먹을 수 있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팔라스 긴혀 박쥐가 고양이처럼 수염 (whiskers)을 이용해 좁고 긴 대롱 같은 꽃에 머리를 넣고 긴혀로 꿀을 먹어도 공중에서 자세를 잘 유지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유리로 만든 인공 꽃에 꿀을 넣고 어둠속에서 팔라스 긴혀 박쥐가 꿀을 빨아먹는 것을 고속 적외선 카메라로 관찰했습니다. (영상 참조)
(동영상)
연구 결과 필라스 긴혀 박쥐는 수염을 깍은 상태에서도 꿀을 빨아먹을 순 이었으나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어 제대로 섭취가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수염이 다 자랄 때까지 기다린 후 이 박쥐들을 야생으로 다시 방사했습니다.
팔라스 긴혀 박쥐의 긴 수염은 이들이 주로 꿀을 섭취하는 식물과 함께 진화했습니다. 더 깊은 곳에 꿀을 숨길수록 머리를 깊게 넣어 꽃가루를 운반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중엔 식물과 박쥐가 서로가 없으면 살아가기 어려운 수준의 공진화가 이뤄집니다.
하나의 생물종을 보호하는 것이 결국 다른 여러 생물종과 생태계 보호를 위한 첫 걸음인 이유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bats-whiskers-nectar-feeding/
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pb.2022.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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