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MIT)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탄소 중립적인 새로운 에너지원과 저장 수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신재생 에너지나 차세대 원전 같이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에너지원과 전기차 같은 차세대 운송 수단이 주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십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 사이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산화탄소 분리, 포획 및 저장 기술입니다.
이산화탄소 분리 포획은 공장이나 발전소처럼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시설에서 직접 분리하는 것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획하는 스위스의 클라임웍스의 경우 상당히 큰 규모의 DAC 플랜트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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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직접 포획하기에는 아직도 낮은 수준입니다. 0.04%는 지구 대기 온도를 높이기에는 충분하지만, 경제적인 분리 포획을 위해서는 너무 낮은 수치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산화탄소 분리 포획 기술에서 다른 방향을 시도하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바로 바닷물에 녹은 이산화탄소를 분리 포획하는 것입니다. 이산화탄소는 물에 잘 녹기 때문에 바닷물에는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습니다. 물론 그 농도는 여전히 높지 않지만, 그래도 공기 중 농도보다는 100배는 더 높습니다. 적절한 분리 기술만 있다면 농도가 높은 바닷물 쪽이 더 유리한 이유입니다.
MIT의 과학자들은 최근 저널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바닷물에 녹은 이산화탄소를 저렴한 방법으로 분리하는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해수 이산화탄소 분리 포획 기술은 값비싼 분리막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격을 경제적으로 낮추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고가의 막을 없애고 두 개의 반응 용기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전류를 흘려 이 문제를 극복했습니다.
우선 바닷물을 펌프로 흡입해 전처리한 후 첫 번째 반응 용기에서는 반응 전극에서 양성자 (H+)를 주입합니다. 그 결과 탄산수소염 (HCO3-)의 형태로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반응해 이산화탄소 기체 형태로 분리됩니다. 이를 흡입해 포획한 후 바닷물은 반대의 전하가 흐르는 두 번째 반응 용기에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서는 여분의 양성자를 전극이 흡수해 이산화탄소만 제거된 상태로 바닷물을 되돌려 보냅니다. 물론 산인 탄산수소염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 물은 알칼리성을 띄게 됩니다. (위의 모식도 참조) 전극에 있는 수소가 고갈되면 전류의 방향과 물의 흐름을 반대로 해주면 됩니다.
연구팀은 이 방법이 122kJ/mol의 낮은 에너지로 바닷물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해양 산성화를 억제하고 온실가스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닷물에서 이산화탄소가 사라지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더 녹기 때문에 굳이 어렵게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필요가 사라집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방법은 톤당 56달러라는 낮은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주장은 실제 실험을 통해 검증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2년 동안 프로토타입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럴 듯한 결과물을 가지고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vironment/mit-carbon-capture-seawater/
https://news.mit.edu/2023/carbon-dioxide-out-seawater-ocean-decorbonization-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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