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artist's impression of a magnetar eruption.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무거운 별의 초신성 폭발 후에 생기는 중성자별은 우주에서 가장 독특한 천체 중 하나입니다. 태양보다 큰 질량을 지녔지만, 크기는 도시만한 수준으로 하나의 거대한 원자핵과 같습니다. 이렇게 크기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각운동량 보존 법칙에 따라 자전 속도가 매우 빨라져서 1초에도 여러 번 자전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매우 강한 자기장을 지닙니다. 극단적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가진 중성자별은 마그네타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독특한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보니 중성자별은 일반적인 천체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현상이 다수 관찰됩니다. 글리치 (glitch)라고 불리는 자전 주기의 급격한 변화도 그 중 하나입니다. 중성자별은 빠른 자전 속도와 양 극지방으로 뿜어내는 에너지 덕분에 매우 규칙적으로 깜빡여서 쉽게 자전 주기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성자별의 자전 주기가 갑작스럽게 빨라지는 현상이 생기는데, 이를 글리치라고 합니다.
태양보다 무거운 천체의 자전 주기를 변하게 하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글리치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설이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설명은 내부의 각운동량이 외부로 전해진다는 가설입니다. 강한 자기장을 띤 중성자별의 표면과 자성이 없는 내부의 핵이 다른 속도로 돌다가 내부의 에너지가 외부로 전해지면서 급격히 자전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원자핵 같은 천체이지만, 자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일이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드물게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안티 글리치 (anti-glitch)라고 부르는 현상에서는 중성자별의 자전 속도가 갑자기 느려집니다. 본래 조금씩 에너지를 잃어 시간이 지나면서 자전 속도가 느려지는 게 보통이지만, 갑작스러운 속도 감소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라이스 대학의 매튜 베어링 (Rice University astrophysicist Matthew Baring)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런 안티 글리치 현상이 관측된 마그네타인 SGR 1935+2154에서 안티 글리치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단서를 찾았습니다. 2020년 10월 유럽 우주국의 Multi-Mirror Mission (XMM-Newton) 관측 위성과 나사의 Neutron Star Interior Composition Explorer (NICER)는 SGR 1935+2154의 안티 글리치 현상을 상세히 관측해 독특한 특징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안티 글리치 현상이 일어난 후 조금 뒤 강력한 자기장 분출이 관측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보고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마그네타 주변에 강한 자기장에 축적된 에너지가 극지방을 중심으로 화산 같은 분출을 일으키는 것이 원인입니다. 물론 지구의 화산과는 다르지만, 마그마가 분출하는 것처럼 에너지가 분출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안티 글리치 자체가 매우 드문 현상으로 관측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한계는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추가 관측을 통해 화산 모델이 맞는지를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몰랐던 중성자별의 독특한 현상이 추가로 관측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1-volcano-like-rupture-magnetar-slowdown.html
G. Younes et al, Magnetar spin-down glitch clearing the way for FRB-like bursts and a pulsed radio episode, Nature Astronomy (2023). DOI: 10.1038/s41550-022-0186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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