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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종 검은 토끼와 기생 식물의 상부상조


 

(Each round mass looks like a single fruit, However, each cluster is composed of several thousand fruits, each measuring approximately 0.3 mm in size. Upon closer examination, the clusters can be seen to be composed of numerous red bumps These bumps are not the fruits, but modified leaves that that hide the actual fruits underneath. Credit: Yohei Tashiro)



(The Amami rabbit consumed both dry fruits and vegetative tissue from B. yuwanensis. It serves as a dominant seed disperser for B. yuwanensis, incentivized not by the fruit but the vegetative tissue. Credit: Kenji Suetsugu and Hiromu Hashiwaki)



(The red coloration indicates the presence of enzyme activity, which means that the seed is alive. Credit: Kenji Suetsugu and Hiromu Hashiwaki)

일본 열도의 남쪽 오키나와 제도와 큐슈 사이에 있는 섬에는 희귀한 야생 검은 토끼인 아마미 검은 멧토끼 (Amami rabbit, 학명 Pentalagus furnessi)가 살고 있습니다. 아마미오 섬과 도쿠노 섬에서만 발견되는 이 토끼는 본래 아시아 대륙에서 살았던 원시적인 토끼의 후손으로 고립된 섬에서 생존한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미 검은 멧토끼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35338&cid=40942&categoryId=32622

이렇게 섬에서 육지와 독립적으로 진화한 동물은 역시 비슷하게 섬에서 진화한 식물과 끈끈한 공생 관계를 구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베 대학의 슈에츠구 켄지 교수와 대학원생인 하시와키 히로무(Professor Suetsugu Kenji and graduate student Mr. Hashiwaki Hiromu of Kobe University's Graduate School of Science)는 아마미 토끼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아마미 토끼는 희귀한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야행성인데다 숲 속에 숨어 살기 때문에 생태를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지역에서 서식하는 비광합성 기생 식물인 발라노포라 유와네시스 (Balanophora yuwanensis)의 씨앗을 아마미 토끼가 퍼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발라노포라는 광합성을 포기한 기생 식물로 수천 개의 열매와 씨가 달린 독특한 빨간 열매를 만들어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동물이 씨앗을 퍼트리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연구팀은 아마미 토끼의 대변을 수집해 그 안에 발라노포라의 씨앗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비디오를 통해 야간에 실제로 이 열매를 먹는 장면도 포착했습니다.

(동영상)

기생 식물 입장에서는 숙주가 될 식물 옆에 씨앗을 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초식 동물이 열매를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작은 섬에는 큰 초식 동물이 없기 때문에 아마미 토끼 같은 작은 초식 동물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물론 아마미 토끼도 발라노포라를 뜯어 먹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공생 관계나 마찬가지가 되는 것입니다. 기생 식물은 숙주에 씨앗을 퍼트려서 좋고 토끼는 식물은 물론 맛있는 열매도 먹을 수 있습니다.

이 사례는 희귀종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아마미 토끼가 사라지면 공생 관계에 있는 발라노포라 역시 위기에 처할 것입니다. 생태계가 여러 생물종의 공생을 통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종을 보호하는 노력은 결국 이와 연결된 여러 생물종을 보호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1-endangered-amami-rabbit-disperses-seeds.html

A non-photosynthetic plant provides the endangered Amami rabbit with vegetative tissues as a reward for seed dispersal, Ecolog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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