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in products: rich sources of carbohydrates. Credit: Scott Bauer -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3대 영양소는 우리가 섭취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공급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3가지 단일 성분인 것은 아닙니다. 탄수화물의 경우 당 (sugar) 성분을 포함한 여러 가지 분자들을 합쳐 명명한 것으로 우리가 직접 소화시킬 수 없는 식이 섬유를 비롯해 올리고당, 이당류 (설탕 등), 단당류 (포도당, 과당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분 (녹말)처럼 분자량이 매우 큰 긴 사슬 같은 탄수화물부터 가장 단순한 포도당까지 각각의 성질은 모두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히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탄수화물 가운데서 단당류, 특히 설탕이나 과당처럼 식품에 맛을 내기 위해 많이 첨가하는 물질은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열량을 과다 섭취하게 되어 비만이나 각종 만성 질환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제 책인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레베카 켈리 (Rebecca K. Kelly, Cancer Epidemiology Unit, Nuffield Department of Population Health, University of Oxford)가 이끄는 연구팀은 UK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11만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탄수화물의 종류와 급원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햐을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총 탄수화물 섭취량은 심혈관 질환과 유의한 상관 관계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로 음식에 조리할 때 들어가는 단순당인 자유당 (free sugar, 설탕이 대표적)은 전체 심혈관 질환은 물론,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의 위험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열량에서 자유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5%가 높아질 때마다 전체 심혈관 질환 위험도는 7%, 허혈성 심질환 위험도는 6, 뇌졸중 위험도는 10% 증가했습니다. 반면 식이 섬유 섭취량은 5g씩 증가할 때 마다 전체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4% 줄였습니다.
이런 역상관 관계는 통곡물 전분 (wholegrain starch) 섭취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같은 전분이라도 정제곡물 (refined grain) 섭취량 비중을 열량에서 5% 줄이고 통곡물로 늘릴 경우 전체 심혈관 질환 및 허혈성 심질환 위험도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자유당을 비자유당 (non-free sugar, 과일, 야채, 유제품에 본래 들어 있는 당)으로 바꿀 경우에도 전체 심혈관 질환 위험도 및 뇌졸중 위험도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설탕이나 과당이 많이 들어가고 식이 섬유는 부족한 가공 식품류가 특히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전체 탄수화물 섭취량은 사실 극단적으로 많이 섭취하거나 적게 섭취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보다는 건강하지 못한 식이패턴에서 과도하게 섭취하는 자유당과 부족한 식이 섬유가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health-wellbeing/quality-quantity-carbohydrates-cardiovascular-disease/
https://bmcmedicine.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2916-022-02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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