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fin damselfish have been found to domesticate mysid shrimp. Credit: Rohan Brooker)
자연계에서 공생 관계는 흔한 일입니다. 일부 공생 생물들은 사람이 가축이나 작물을 길들이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을 길들이는데, 진딧물을 기르는 개미나 혹은 곰팡이 농사를 짓는 개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런 형태의 '가축화'나 '농업화' 과정은 곤충에서는 종종 보고되어 있으나 척추동물처럼 큰 동물에서는 사람 이외에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작은 물고기에서 이런 사례가 새롭게 보고되었습니다.
롱핀 댐셀피쉬 (Longfin damselfish)는 산호초에 사는 12.5cm 크기의 작은 물고기로 한 가지 특이한 점 때문에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물고기는 해조류 (algae)를 키워서 먹는 농부 물고기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리피스 및 데킨 대학 (Griffith and Deakin Universities )의 과학자들은 이 해조류 농장에 사는 새우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새우 (mysid shrimp)와 롱핀 댐셀피쉬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이 새우는 해조류 자체를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해조류 농장으로 숨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새우의 배설물은 해조류를 위한 비료 역할을 해서 물고기에도 도움이 됩니다. 대신 롱핀 댐셀피쉬는 새우를 잡아먹는 포식자들을 물리쳐 새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연구팀은 이 새우와 물고기가 우연히 같은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생 관계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새우는 이 물고기가 없는 상태의 해조류에는 특별히 끌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이 물고기의 냄새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우가 찾는 대상이 해조류가 아니라 물고기 자체라는 이야기입니다. 또 실험 환경에서 롱핀 댐셀피쉬는 적극적으로 새우를 보호해 새우를 잡아먹는 물고기나 다른 포식자가 다가오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이런 독특한 공생 관계는 인간의 가축화와 완전 동일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어 흥미롭습니다. 아마도 새우를 먹지 않는 물고기와 해조류를 먹지 않는 새우간 공생 관계가 진화를 거쳐 더 강력하게 묶이면서 지금처럼 서로가 없으면 안되는 공생 관계를 이룩했을 것입니다.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산호초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죠.
여담이지만, 스펀지밥 같은 만화의 소재로도 좋은 사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갑자기 스펀지밥 생각이 나서 아래 영상 첨부해 봅니다.
(월요일 좋아)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fish-first-animal-domesticating-specie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0-199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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