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trap of Dionaea muscipula with potential prey. Middle: basal part of a trigger hair, where action potentials are elicited in the sensory cells upon touch stimulation. During the late phase of the action potential, potassium ions need to be reimported into the sensory cells via KDM1 to enable the generation of consecutive action potentials. Credit: Ines Kreuzer, Soenke Scherzer / University of Wuerzburg)
파리지옥 (Venus flytrap, 학명 Dionaea muscipula)은 식물계에서도 가장 빠른 반사 신경을 지닌 것으로 유명합니다. 일단 파리 같은 먹이를 감지하면 파리지옥의 덫은 순식간에 닫혀 먹이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 비결 중 하나는 정확히 파리 정도의 먹이의 압력을 감지하는 압력 센서가 있는 감각털(Sensory hair)입니다.
독일 율리우스 막시밀리안 뷔르츠부르크 대학(Julius-Maximilians-Universität (JMU) Würzburg in Bavaria, Germany)의 연구팀은 파리지옥의 민감한 감각털의 비결을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감각털은 털 아래 기반 (base)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면 여기 있는 세포의 이온 채널이 열리면서 세포막에 전기적인 변화인 활동전위 (action potential)가 발생하고 이 전기가 트랩 전체에 흐르면서 순식간에 수축해 닫히게 됩니다.
이 과정은 동물의 신경 세포와 유사해 보이지만, 사실 독립적으로 진화한 결과로 빠른 신호 전달을 위해 이온의 흐름에 의한 전기적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수렴 진화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이온 채널이 활동전위를 발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1000개에 달하는 파리지옥의 감각털을 하나씩 뽑아서 (!) 여기서 활성화된 유전자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KDM1라는 포타슘 채널 (potassium channel)이 특히 이 감각털에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추가 연구를 통해 KDM1이 차단된 경우 감각털의 전기적 흥분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KDM1이 활동전위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 때문이기는 하지만 파리지옥 털을 하나씩 뽑는 장면을 상상하면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 연구입니다. 그래도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해 논문을 하나 썼으니 연구자 입장에선 만족할만한 결과일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0-12-pressure-sensor-venus-flytrap.html
Anda L. Iosip et al. The Venus flytrap trigger hair–specific potassium channel KDM1 can reestablish the K+ gradient required for hapto-electric signaling, PLOS Biology (2020). DOI: 10.1371/journal.pbio.3000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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