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ors from a nonobese animal (top row) contain more CD8+ T cells (red), compared to those from an obese one (bottom row). Tumor cells are highlighted in cyan. Credit: Ringel et al, 2020.)
고지방 식이나 비만은 여러 가지 의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암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여러 가지 실험 연구와 인간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를 통해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기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통해서 그 기전 중 하나를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암세포를 주입한 비만 및 정상 쥐에서 암에 대한 면역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CD8+ T 세포와 암세포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암세포 주변의 미세 환경(microenvironment)였습니다. 전반적인 암 면역 기능은 정상이라도 암세포가 존재하는 부위의 환경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고지방 식사를 한 비만 쥐에서는 CD8+ T 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뜻밖에도 암세포에서 CD8+ T 세포의 연료인 지방산을 모두 가로채기 때문이었습니다. 고지방 식이 패턴을 지닌 비만 쥐에서 암세포는 대사 패턴을 바꿔 지방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그 결과 암세포의 성장은 빨라지는 반면 주변에는 지방산이 고갈되는 현상을 만들었습니다. 고지방 식이를 하는데 사실 면역 세포가 암세포 주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방은 부족했던 것입니다.
연구팀은 여러 가지 추가 연구를 통해서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상 세포에서 지방 대사를 느리게 하는 PHD3 단백질을 발현시킬 경우 암세포의 지방 대사를 억제하면서 반대로 면역 세포의 기능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PHD3 단백질이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T 세포를 이용한 암 면역 치료인 CAR-T 세포 치료에서 PHD3 단백질이나 비슷한 기능의 단백질을 같이 사용한다면 이론적으로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지는 앞으로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지나친 고지방 식이나 비만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된 사실입니다. 지방 자체는 꼭 필요하기도 하고 좋은 에너지원이 될 수 있지만, 적당히 먹는 지혜도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0-12-obesity-impairs-immune-cell-function.html
https://newatlas.com/medical/fat-cancer-starve-immune-cells/
Cell (2020). DOI: 10.1016/j.cell.2020.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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