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ötlujökull, the fourth largest glacier in Iceland, hosts abundant microorganisms sustained by hydrogen produced by weathering of basaltic bedrock. Credit: Eric S. Boyd.)
(Montana State University graduate student Eric Dunham. Credit: Montana State University)
지구에는 광합성 이외의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으면서 살아가는 미생물이 많이 있습니다. 아마도 지구 최초의 미생물은 이렇게 태양에 의존하지 않고 화학 에너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미생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도 태양계나 외계 행성 어딘가에 이런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으며 살아가는 미생물이 존재할지도 모릅니다.
최근 몬태나 주립대학의 연구팀은 아이슬란드의 빙하 아래에서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대학원생인 에릭 던햄 (Eric Dunham)과 지도 교수인 에릭 보이드 (Eric Boyd)는 빙하 기반암 아래의 미생물 환경을 연구하다 수소 가스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왜 이런 장소에서 수소 가스가 나오는지 처음에는 매우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연구 결과 이 수소 가스는 빙하가 녹은 물이 규소가 풍부한 기반암에 닿으면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성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수소 가스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살아가는 미생물이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미생물은 태양 에너지 없이 에너지를 얻고 유기물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산소는 필요로 하지 않는 혐기성 세균인데, 산소에 노출되면 죽을 수 있으므로 연구팀은 조심해서 이 미생물을 수집했습니다.
빙하 아래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살아가는 미생물의 존재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가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현재는 지구 육지의 10% 이하만 빙하로 덮혀 있지만, 빙하기 때나 혹은 아주 오래 전 있었던 눈덩이 지구 (snowball earth, https://blog.naver.com/jjy0501/221078468670 등 참조) 때는 지구이 상당 부분이 빙하였습니다. 그런 만큼 이 시기에는 얼음 아래 미생물이 지구 생태계와 물질 순환에서 지금보다 큰 역할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또 태양계나 외계의 얼음 천체 가운데도 이런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미생물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경우 태양의 존재나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생물체 생존 가능 지역의 범위가 매우 넓어질 수 있습니다.
태양계 얼음 위성과 화성의 얼음 아래 어쩌면 이런 비슷한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 같습니다.
참고
Lithogenic hydrogen supports microbial primary production in subglacial and proglacial environments PNAS; doi.org/10.1073/pnas.2007051117
https://phys.org/news/2020-12-hydrogen-supported-life-beneath-glacie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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