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쥐라기 포유류의 씹는 방법을 밝히다

 


(The investigated dentition of P. fruitaensis. The upper molars (M2, M3) are offset from the lower ones (m2, m3). This causes the cusps to interlock in a way that creates a sharp cutting edge. Credit: © Thomas Martin, Kai R. K. Jäger / University of Bonn)



 포유류의 조상은 중생대에 비교적 마이너 그룹에 속하는 생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시기에 현생 포유류의 중요한 특징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비조류 공룡이 사라진 신생대에서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었습니다. 털, 온혈성, 땀, 높은 지능, 그리고 태반과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는 여러 가지 특징들은 이 시기 형송된 것입니다. 



 그런데 포유류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많은 먹이를 효과적으로 먹을 수 있는 치아 구조입니다. 포유류가 높은 대사량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비결 중 하나가 이빨이기 때문입니다. 포유류는 목적에 따라 특화된 이빨을 지니고 있으며 매우 단단한 영구치를 이용해 많은 먹이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독일 본 대학의 고생물학자들은 포유류의 치아 구조 진화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된 사건이 적어도 1억 5천만 년 전 발생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쥐라기 말인 1억 5천만년 전 살았던 초기 포유류인 프리아코돈 프루이타엔시스 (Priacodon fruitaensis)는 현생 족제비와 비슷한 크기인 20cm 정도 몸길이의 작은 포유류로 공룡이 지배하던 육상 생태계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생물체였습니다. 



 연구팀은 매우 잘 보존된 하악 및 상악골과 치아 화석을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고해상도 마이크로 CT 스캔으로 복원한 3차원 구조를 살펴보니 프리아코돈의 이빨이 현생 포유류와 비슷하게 어금니가 서로 엇갈리게 만나면서 완벽하게 톱니 모양으로 들어맞았기 때문입니다. 본래 포유류의 오래 전 조상은 아래 위가 똑같은 이빨이 서로 마주치는 구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1번 아래 어금니는 1번 위 어금니와 만났습니다. 하지만 현생 포유류는 어금니가 교차 결합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위 어금니 2번은 아래 어금니 2-3번 사이에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연구팀은 프라이코돈의 치아 및 턱을 3D 모델링을 통해서 복원하고 씹는 방법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현생 포유류와 비슷한 방식으로 먹이를 먹었을 가능성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이 시기에 현생 포유류와 유사한 씹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프라이코돈의 치아 구조를 볼 때 주로 곤충을 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 동물의 치아는 1mm 수준의 작은 크기이지만, 현생 포유류를 향한 중생대 포유류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작지만 중요한 진화를 이룩한 중생대 포유류의 역사를 조금씩 밝혀내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0-12-reconstruct-precise-early-mammal.html


 Kai R. K. Jäger, Richard L. Cifelli & Thomas Martin: Molar occlusion and jaw roll in early crown mammals; Scientific Reports, DOI: 10.1038/s41598-020-79159-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