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redit: MCST)
앞서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는 러시아의 MCST (Moscow Center of SPARC Technologies)가 2025년까지 32코어 엘브루스 프로세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엘브루스 (Elbrus) 브랜드는 구소련 시절까지 올라가는 꽤 역사가 깊은 CPU 브랜드로 사실은 구소련 해체 이후 사라졌다가 MCST에 의해 다시 부활한 CPU 라인업입니다. 실제 기술적으로는 서방측의 VLIW (Very long instruction word) 아키텍처를 가져온 것으로 놀랍게도 x86 호환 아키텍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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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저전력 프로세서로 등장했다가 사라진 트랜스메타의 크루소와 비슷한 방식으로 내부적으로는 VLIW로 돌아가나 x86 명령어를 번역하는 방식으로 x86 OS와 어플리케이션을 처리합니다. 에뮬레이션과 다른 점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프로세서 자체에서 하드웨어적으로 번역을 한다는 점입니다.
하드웨어는 어떻게든 오픈소스 등을 활용한다 해도 소프트웨어는 러시아 자체 개발이 어려워서 x86 기반 리눅스나 구형 윈도우 (윈도우 7등)을 돌릴 수 있는 자체 x86 호환 프로세서를 만든 것이죠. 물론 그 성능은 진짜 x86 CPU인 인텔, AMD 제품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낮지만, 서방 측 제재를 받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뭔가 대용품이 필요했기 때문에 개발된 CPU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MCST는 2021년에 12, 16코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21년말에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최근 32코어 제품을 2025년까지 내놓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은 러시아 연방 산업 통산부 (Ministry of Industry and Trade of the Russian Federation)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가 예산에서 지원을 받는 셈입니다. 사실 MCST 자체가 모스크바 물리 및 기술 대학 (Moscow Institute of Physics and Technology) 기반으로 국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CST는 32코어 엘브루스 CPU 개발을 위해 75억 루블 (대략 1억 달러 수준)의 연구 개발비를 지원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32코어 엘브루스 CPU는 7nm 공정으로 제조되며 적어도 64MB의 캐쉬 메모리와 6채널 DDR5 메모리 (최대 2TB), 최소 64레인 PCIe 5.0의 스펙을 지닐 것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연산 목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8코어 엘브루스-8SV가 576GFLOPS급 연산 능력을 지닌 점으로 볼 때 최소 그 네 배는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뤄진다고 해도 서방의 제재는 여전히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아키텍처는 서방 측 기술을 무단으로 가져온다고 해도 반도체 제조 시설은 그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엘브루스 8SV는 TSMC의 28nm 공정을 사용하는데, 미국 측 압력이 있을 경우 7nm 같은 고급 파운드리는 접근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DDR5 메모리를 포함해서 최신 메모리 역시 전부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서방측 제재에 맞선 우리식 x86 호환 프로세서인 엘브루스가 어디까지 진화할지 궁금해지는 소식입니다.
참고
https://www.tomshardware.com/news/russian-chipmaker-preps-to-develop-32-core-elbrus-process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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