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탄생과 진화는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주제입니다. 그런데 발생 초기의 젊은 은하들을 연구하는데는 매우 큰 문제가 한가지 존재합니다. 그것은 젊은 신생 은하들이 대부분 지구에서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유인데 우리에게 10 억광년 떨어진 은하의 모습을 관측하면 사실 10 억 년 전의 모습을 보는 것이고 100 억 광년 떨어진 은하의 모습을 관측하면 100 억 년 전의 모습을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고려할 때 초기 은하의 모습을 관측한다는 것은 아주 멀리 떨어진 희미한 은하를 관측한다는 의미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정도 거리에서는 허블 우주 망원경 이미지로 관측을 하더라도 은하가 희미한 작은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초기 은하의 모습을 상세하게 알아내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새롭게 생성되는 은하는 없을까요 ? 최근 나사와 유럽 우주국 (ESA) 이 합동으로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그 후보가 될 만한 은하를 찾아냈다고 합니다. DDO 68 혹은 UGC 5340 으로 알려진 이 은하는 우리 은하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3900 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젊은 은하들 가운데서는 가장 가까운 축에 속합니다.
(DDO 68 의 허블 우주 망원경 이미지. This image from the NASA/ESA Hubble Space Telescope shows a cosmic oddity, dwarf galaxy DDO 68. This ragged collection of stars and gas clouds looks at first glance like a recently-formed galaxy in our own cosmic neighbourhood. But, is it really as young as it looks? Credit : ESA & NASA)
DDO 68 은하는 젊은 은하가 가지는 여러가지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중요한 것은 은하를 구성하는 물질들의 구성으로 초기 은하들은 빅뱅 직후 생긴 물질들 - 수소가 90% 이고 나머지 10% 는 헬륨, 그리고 소량의 리튬 -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DDO 68 의 물질 구성은 원시적인 은하와 비슷해 이 은하가 생성된지 얼마 안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일반적으로 은하가 나이가 듦에 따라서 초신성 폭발과 별의 죽음으로 인해 무거운 원소들이 대량으로 우주 공간에 뿌려지게 됩니다. 따라서 나이가 많은 은하들은 모두 이런 무거운 원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수소와 헬륨이 가장 흔하지만) 이런 원소가 적다는 것은 중요한 증거입니다.
아직 은하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DDO 68 에서 아직까지 오래된 별을 찾지 못했다는 것도 또 한가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만약 이 은하에서 아주 오래된 것이 분명한 구상성단 같은 게 보인다면 이 은하가 생각보다 훨씬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하겠죠.
이렇게 새로 생겨난 젊은 은하라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DDO 68 이 과연 진짜 젊은 은하인지 아니면 젊게 보이는 불규칙 은하인지 (한마디로 동안인지) 에 대해서 아직은 조심스럽게 판단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향후 추가 관측을 통해서 더 구체적인 증거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 은하가 실제로 젊은 은하라면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만약 젊게 보이는 고령 은하 (?) 라면 젊게 보이는 비결이 무엇인지가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우주 공간에서 가스가 모여 별이 되는 경우는 그렇게 드물지 않으나 은하단이나 은하군 사이에서 가스와 먼지가 모여 새로운 은하를 형성하는 경우는 우리 은하 가까이에서는 잘 관측된 적이 없는 일입니다. 은하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물질이 필요하기 때문이겠죠.
과연 DDO 68 이 젊은 은하인지 단지 동안 (?) 일 뿐이지 미래의 흥미로운 연구 과제가 될 듯 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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