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 (mite) 는 절지동물문 거미강 진드기목 (Acari, 진드기 아강으로 분류하기도 함) 에 속하는 절지동물로 거미강에 속하는 절지 동물 가운데 인간에게 가장 미움을 받는 존재 가운데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피를 빨아먹을 뿐 아니라 여러가지 질환도 같이 옮기기 때문이죠. 응애와 진드기류는 특히 기생 생활에 특화되어 있으며 다양한 동식물에 기생해서 체액이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것들이 다수 입니다. 물론 같은 절지 동물이라고 해도 예외가 될 수는 없죠.
최근 고생물학자들은 가시응애과(Laelapidae) 의 Myrmozercon 속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을 발견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화석은 개미의 머리 위에 있었습니다. 동전만한 호박 (Amber) 속에 발견된 이 화석은 대략 4400 만년에서 4900 만년 정도 된 것으로 작은 개미 머리 위에 더 작은 응애가 올라탄 모습을 아주 생생하게 보존하고 있습니다.
(주 : 흔히 진드기로 번역하는 mite 에 대한 표준 번역은 응애라고 합니다. 전통적으로는 진드기목 가운데 후기문아목 (Metastigmata) 를 제외한 것들을 응애라고 사용하고 후기문아목에 속하는 것들을 진드기 (Tick) 이라고 명명합니다. 전자는 작은 진드기라고 할 수 있고 후자는 큰 진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의 응애는 중기문아목(中氣門亞目, Mesostigmata) 에 속하는 것인데 일단 mite 에 대한 번역으로 여기서는 응애를 선택했습니다.)
(개미와 응애 F2534/BB/CJW, Myrmozercon sp. (Mesostigmata: Laelapidae) from Eocene Baltic amber attached to the dolichoderine ant Ctenobethylus goepperti (Mayr, 1868). Credit: Biology Letters, Published 10 September 2014 doi: 10.1098/rsbl.2014.0531 )
사실 개미 자체도 수 mm 에 불과할 만큼 작은데 그 머리 위에 올라타다니 과연 진득이목의 절지 동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연구팀에 의하면 응애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화석화 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런 드문 장면이 생생하게 보존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호박을 보고 있으면 한가지 의문이 솟아날 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저 응애는 그냥 개미 머리위에 올라타서 일종의 히치 하이킹을 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개미의 체액 (hemolymph) 을 빨아먹기 위해서 올라탔던 것일까요. 마음씨 착한 작은 개미가 다리도 짧고 자기보다 더 작은 응애를 태워주었다는 것은 아름다운 미담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연구자들에 의하면 이 응애가 개미 머리에서 무엇을 하는지는 확실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이 응애가 끼니를 때우기 위해서 올라탔다고 해도 개미 머리위에서 식사 (?) 시작하기도 전에 나무의 수액에 갖혀 비명횡사했기 때문인데, 아무튼 매우 희귀한 호박 화석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응애에게나 개미에게나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일이지만 덕분에 우리는 보기 힘든 고대의 스냅샷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게된 셈이죠.
참고
An ant-associated mesostigmatid mite in Baltic amber, Biology Letters, Published 10 September 2014 DOI: 10.1098/rsbl.201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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