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파괴 물질을 규제하는 효과적인 국제 협약인 몬트리올 의정서 (Montreal Protocol) 은 거대한 오존홀을 완전히 복구하지는 못했지만 대신 추가적으로 크게 확대 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존층 파괴 물질의 농도가 떨어짐에 따라서 결국은 오존홀이 축소되고 지구의 오존층이 모두 복구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 일부 오존층 파괴 물질은 생각보다 훨씬 오랬동안 대기 중에 머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나사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의 대기 과학자 씽 리앙 (Qing Liang, an atmospheric scientist a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in Greenbelt, Maryland) 과 그녀의 동료들은 나사의 3-D GEOS 화학 기후 모델과 여러 관측 데이터를 종합해서 과거 소화기 등에 많이 사용된 사염화탄소 (CCl4) 의 농도가 예상치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지난 2006 년 관측된 남극의 오존홀. Satellites observed the largest ozone hole over Antarctica in 2006. Purple and blue represent areas of low ozone concentrations in the atmosphere; yellow and red are areas of higher concentrations. Credit: NASA)
사염화탄소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서 2007 년에서 2012 년 사이에 회원국 모두에서 생산이 금지된 물질입니다. 따라서 대기 중으로 추가되는 사염화탄소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량을 제외하고는 없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여러 관측 결과에 의하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2000 년에서 2012 년간 관측 결과를 종합하면, 본래 예측으로는 사염화탄소의 양이 연간 4% 씩 감소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1% 수준으로 밖에 감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연간 사염화탄소의 배출량이 39000 톤 (과거 최대 배출량의 30%) 정도라면 설명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문제는 실제로 그렇게 많은 사염화탄소가 어디서 생기는지 알 도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나사 사이언스 캐스트)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알 지 못하는 사염화탄소의 발생원이 있거나 혹은 이전에 이를 저장하고 있던 토양과 바다에서 새어 나오거나 또는 사염화탄소의 대기중 반감기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긴 것 등입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이 대기중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 40% 정도 더 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직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죠.
(이전 연구에서 발표된 대기 중 사염화 탄소의 농도. Walker, S. J., R. F. Weiss & P. K. Salameh (2000) Reconstructed histories of the annual mean atmospheric mole fractions for the halocarbons CFC-11, CFC-12, CFC-113 and carbon tetrachloride.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105, 14285—14296)
이 소식은 다소 실망스런 뉴스이지만 그래도 좋은 면도 있습니다. 우리가 진작에 규제를 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오존층에 생각보다 더 큰 구멍을 만들었을 뻔 했다는 이야기니 말이죠. 아무튼 속도가 느릴 뿐 사염화탄소 농도는 꾸준히 감소 중에 있으니 21 세기 후반에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연구는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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