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269 - 포맷을 준비하는 오퍼튜니티




 나사의 화성 탐사 로버인 오퍼튜니티가 화성 착륙 10 년 만에 지구이외의 천체 표면에서 포맷이라는 역사를 기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본래 3 개월 기본 미션을 위해 개발된 오퍼튜니티는 무려 10 년째 화성에서 작동하고 있는데 그런 만큼 몇몇 부품들은 사실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일교차가 지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하게 변하고 바람과 먼지가 많은 화성의 표면에서 40 km 이상을 10 년간 이동했으니 지금까지 수리한번 없이 버티는 것만 해도 기적 같은 일이죠. 우주 공간을 날아가는 탐사선의 경우보다 더 거치고 변화 무쌍한 환경에서 10 년이나 버틴 것만 해도 용한 일입니다. 그러니 몇몇 부품이 이상을 일으키는 것은 이상할 게 없는 일이죠.   


 최근 오퍼튜니티의 컴퓨터는 자꾸만 문제를 일으켜 리셋을 하는 횟수가 잦아졌다고 합니다.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 최근에는 오퍼튜니티 로버의 새로운 탐사 임무를 방해할 수준이 되자 나사의 과학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백업 후 컴퓨터를 다시 포맷하고 (reformatting) 다시 OS 와 기타 프로그램을 다시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2014 년 8월 10일 오퍼튜니티가 보내 온 영상  NASA's Mars rover Opportunity captured this view southward just after completing a 338-foot (103-meter) southward drive, in reverse, on Aug. 10, 2014. Image Credit: NASA/JPL-Caltech)  


 컴퓨터가 이상하면 포맷하고 OS 와 프로그램을 다시 까는 것은 오래된 전통 (?) 입니다. 지구에서 수많은 컴퓨터 유저들이 자신의 컴퓨터를 포맷하고 있습니다. 포맷하고 모든 것을 초기화 시킨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지만 상당 부분 개선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오퍼튜니티의 포맷 역시 현재의 문제가 개선되기를 바라면서 시행하는 것이죠.  


 오퍼튜니티에 사용된 컴퓨터는 20 MHz 로 작동하는 RAD 6000 과 128 MB 의 메모리 (DRAM), 그리고 3MB 의 EEPROM, 256 MB 의 플래쉬 메모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현재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은 저장장치 역할을 하는 플래쉬 메모리 부분입니다. 리셋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나사의 엔지니어들은 포맷을 통해 배드 셀을 찾아내고 이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오퍼튜니티의 컴퓨터 역시 포맷을 해보기 전까지 진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진 알 수 없지만 10 년째 활동하는 이 로버의 임무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합니다. 다만 한가지 문제는 현재 화성까지의 거리가 2 억 km 가 넘는 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빛의 속도로 통신을 한다해도 10 분 이상 시간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화성까지 초고속 통신망이 깔린 게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 백업과 다운로드는 매우 느리게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나사의 화성 로버 프로젝트 매니저인 존 칼라스 (John Callas of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Pasadena, California, project manager for NASA's Mars Exploration Rover Project) 는 이 포맷 작업이 위험도가 낮은 작업 (The flash reformatting is a low-risk process)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작업 자체는 위험하지 않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 백업은 다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더 큰 문제는 포맷 하고 다시 설치했는데 같은 문제가 지속되는 경우죠. 컴퓨터를 좀 다뤄보신 분이면 이것이 얼마나 짜증나는 경험인지 익히 아실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장수 로버인 오퍼튜니티가 포맷 후 잘 작동하기를 기대해 봐야겠죠. 10 주년이 아니라 20 주년까지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로버니까요. 언젠가 과연 화성에 인류가 착륙하는 날까지 작동하지 않을까 한번 상상해 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