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떠받치고 서있는 거인 아틀라스에게는 그 우락부락한 이미지와는 달리 아름다운 딸 일곱이 있었습니다. 오케아노스 사이에서 난 일곱자매는 알키오네 (Alcyone), 켈라이노 (Celaeno),엘렉트라 (Electra), 마이아 (Maia), 메로페 (Merope), 아스테로페 (Asterope), 타이게타 (Taygeta) 로 이들은 그리스 신화에서 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들인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되었다고 합니다.
M45 라고도 불리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대략 3-5 등급 정도 되는 별들이 뭉처있는 장소로 지구에서는 육안으로 6-7 개 정도의 별을 볼 수 있습니다. 일곱자매 별은 생긴지 얼마 안되는 젊은 별들로 육안으로 보이는 별의 분광형은 모두 B 형입니다. 실제로는 적어도 1000 개 이상의 별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는 성단으로 그 질량 (성단 전체) 은 아마도 태양 질량의 800 배 이상으로 생각됩니다. 망원경으로 보면 주변의 가스 성운 때문에 실타래 같은 베일을 둘러싼 모습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마치 일곱 자매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 같다고 할까요.
(플레이아데스 성단 The Pleiades, an open cluster consisting of approximately 3,000 stars at a distance of 400 light-years (120 parsecs) from Earth in the constellation of Taurus. It is also known as "The Seven Sisters", or the astronomical designations NGC 1432/35 and M45. NASA, ESA, AURA/Caltech, Palomar Observatory )
그런데 이 이 아름다운 성단에는 한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구에서 이 성단까지의 거리는 약 430 광년 정도로 1990 년대까지 믿어져 왔습니다. 문제는 수천개의 별의 거리를 정밀 측정하기 위해서 발사된 유럽의 히파르코스 (Hipparcos) 위성이 보내온 데이터는 이 성단까지의 거리가 390 광년 정도라는 것입니다. 이는 허용 오차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이전에 측정한 데이터에 문제가 있든지 아니면 히파르코스 위성에 문제가 있든지 둘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는 결과였습니다. 정확한 측정 데이터를 추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칼 멜리스 (Carl Melis, of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는 여기에 더해서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물리적 특징이 별의 생성을 연구하는데 매우 큰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긴지 길어봐야 1 억년 이내인 젊은 별로 이뤄진 이 산개 성단은 이제 막 태어난 별들이 자신이 태어난 장소에서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성단을 이룬 것입니다. 지구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 때문에 이 성단은 매우 자세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기본적인 물리량인 거리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별의 탄생을 이해하기 위한 과학 연구에 상당한 장애가 생기는 셈입니다.
멜리스와 그의 동료들은 Very Long Baseline Array (VLBA : 하와이에서 버진 아일랜드까지 포함하는 10 개의 대형 망원경 네트워크) 포함한 전세계 전파 망원경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구만큼이나 큰 전파 망원경으로 이 성단을 관측했습니다. 이렇게 최신의 기기가 사용되었지만 사실 방법론은 가장 오래된 방식을 사용했는데 바로 우리가 연주 시차라고 부르는 방식입니다. (아래 그림 참조)
(With parallax technique, astronomers observe object at opposite ends of Earth's orbit around the Sun to precisely measure its distance.
CREDIT: Alexandra Angelich, NRAO/AUI/NSF.)
연구팀은 약 6개월 정도 간격으로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것을 이용해서 먼 거리에 있는 천체를 배경으로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거리를 삼각 측정법으로 관측했습니다. 그 결과는 불과 1% 의 오차 범위에서 443 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바로 히파르코스 위성에 어떤 문제가 있는 가 하는 점입니다. 최근 발사된 ESA 의 가이아 위성 ( http://jjy0501.blogspot.kr/2013/12/ESA-Gaia.html 참조) 역시 히파르코스와 비슷한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부분에 대한 분명한 검증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리와 상관없이 베일을 쓴 것 같은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일곱 자매들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움 이외에도 여러가지 과학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성단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지속될 것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C. Melis, M. J. Reid, A. J. Mioduszewski, J. R. Stauffer, G. C. Bower. A VLBI resolution of the Pleiades distance controversy. Science, 2014; 345 (6200): 1029 DOI: 10.1126/science.1256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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