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 여년간 남극 주변의 바다는 전세계 평균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으며 이는 남극의 빙상이 점차 빠르게 녹고 있다는 증거라고 영국의 국립 해양학 연구소 (Britain's National Oceanography Centre) 의 크레이그 라이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Nature Geoscience 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남극 주변의 바다의 해수면은 1992 - 2011 년 사이 평균 8 cm 가 증가했는데 이는 지구 평균인 6 cm 보다 약 30% 정도가 더 높은 것입니다.
(녹고 있는 서부 남극 빙상의 고드름. Icicles are formed by the melting of a glacier in west Antarctica. The melt here is rapid and has been accelerating, injecting greater quantities of freshwater into the ocean and raising sea levels. Credit: Mike Meredith )
저자들이 관측한 시기에 해수면 상승은 남위 50 도보다 낮은 위도의 해수면 상승과 비교시 적어도 2 ± 0.8 mm/yr 정도 더 높았다고 합니다. 이것을 설명한 유일한 합리적인 설명은 어디선가 새로운 물이 흘러들어 가고 있어 해수면 상승 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더 빠르게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설명은 연구용 선박으로 측정된 남극해 근방의 해수의 염도가 떨어진 것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즉 어디선가 새로운 담수가 흘러들고 있는데 물론 이는 남극의 빙상이 녹고 있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남극의 빙하는 계속해서 녹아서 바다로 흘러가거나 혹은 빙산의 형태로 바다로 들어가서 결국 모두 녹아 사라지게 됩니다. 동시에 남극 대륙에서는 계속해서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여서 거대한 빙산을 형성하게 됩니다. 기후의 변동이 없다면 이와 같은 현상은 균형을 이뤄 남극의 빙하량과 바다의 해수면은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구의 기후는 계속해서 변동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빙하기 말에는 엄청난 양의 육지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120 - 130 미터 정도 더 상승했고 이 때 우리가 아는 것과 비슷한 해수면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예상할 수 있는대로 양극지방의 빙상의 질량은 점점 감소하는 추세로 보입니다. 그와 동시에 세계적으로 해수면 상승이 같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난 빙하기 말과 동일하게 해수면이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소적으로 남극 해안의 해수면이 상승했다는 점은 약간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연구의 리더인 라이는 "담수는 염수에 비해서 밀도가 낮기 때문에 담수가 초과되어 축적되는 경우 국소적인 해수면 상승이 나타나게 된다 Freshwater is less dense than salt water, and so in regions where an excess of freshwater has accumulated, we expect a localised rise in sea level" 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내용의 의미있는 것은 해수면 상승의 정도를 파악해서 반대로 초과되어 유입되는 담수의 양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 해수면 상승을 설명할 수 있는 초과 유입량은 연간 3500 억톤 +/- 1000 억톤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는 이전의 빙하 질량 관측에서 설명된 것 보다 더 많은 양입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220102363461 참조) 이 두 독립적인 연구 결과가 모두 옳다면 합리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남극의 빙하 내부에서 생각보다 많은 얼음이 녹고 있으며 표면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향후 해수면은 21 세기 동안 26 - 82 cm 정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측치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정확하게 녹는 양을 측정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많은 과학자들이 정확한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 역시 마찬가지인데 앞으로 다른 후속 연구 및 이전 연구들과 병행해서 보다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 진다면 수몰 예상 지역에 대한 빠르고 적절한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가 계속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Rapid sea-level rise along the Antarctic margins in response to increased glacial discharge, Nature Geoscience: dx.doi.org/10.1038/ngeo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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