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직 우리가 모르는 일이 많이 있는데 생물학자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모르는게 많으니까 연구도 가능한 것이지만 말이죠. 1986 년, 호주의 배스 해엽 (Bass strait) 와 태즈매니아 인근 해안을 탐사하던 조사선이 수심 1000 - 400 미터 부근에서 꽤 기묘한 생명체를 끌어올렸습니다.
마치 버섯처럼 생긴 이 생명체는 동물인 건 확실한데 대체 어떤 강, 목, 과로 구분하는 건 둘째치고 어떤 문 (phylum) 에 속하지는지 조차 전문가들도 헷갈릴 외형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 괴상한 표본을 구한 연구자들은 이들을 일단 포르말린과 알콜 병에 넣어서 보관했습니다.
그리고 이 잊혀진 표본이 2014 년 덴마크의 코펜하겐 대학의 연구자들에 의해서 다시 발굴 (?) 되었습니다. 표본은 실제로는 두개의 별개의 종으로 이들은 일단 Dendrogramma enigmatica, Dendrogramma discoides 이라는 명칭과 함께 Dendrogrammatidae 라는 독립된 과로 분류되었습니다. 그 모습은 확실히 버섯 모양인데 동물입니다. 어떻게 보면 투명 버섯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버섯돌이 ? Photo of the new deep sea mushroom-shaped organism. Credit: Just et al. )
이 버섯돌이 (?) 심해 동물은 외부 피부 세포층과 내부의 소화관 세포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간에는 젤리 같은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구성은 마치 다른 이배엽성 동물들을 생각나게 하는데 유즐 동물 (Ctenophora) 이나 자포 동물 (Cnidaria) 과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괴생명체는 사실 방사대칭도 아니어서 학자들을 약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팀의 일원인 요르겐 올레슨 (Jørgen Olesen) 은 이 생물체가 아마도 진화상의 실험기였던 에디아카라기에 잔재일지도 모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유즐동물 내지는 자포동물로 분류될 가능성도 존재하겠죠.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DNA 분석이 필요한데 애석하게도 이 샘플들은 포르말린에 오래 담궈둔 덕에 이런 분석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가까운 미래에 심해 바다에서 다시 버섯 같은 녀석들을 다시 건저내기 희망하고 있는데 DNA 를 분석해 보면 구체적으로 생명의 나무에서 어디에 속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나올 것 같습니다. 아무튼 버섯 모양 동물이라고 하면 오래전 만화 보셨던 분은 아래 녀석이 생각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폴에서 나오는 버섯돌이 )
솔직히 버섯돌이와는 많이 안 닮았지만 아무튼 버섯을 닮은 기묘한 심해 생물이 과연 얼마나 더 있을까요 ? 우리는 사실 심해에 대해서 정말 모르는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참고
Just J, Kristensen RM, Olesen J (2014) Dendrogramma, New Genus, with Two New Non-Bilaterian Species from the Marine Bathyal of Southeastern Australia (Animalia, Metazoa incertae sedis) – with Similarities to Some Medusoids from the Precambrian Ediacara. PLoS ONE 9(9): e102976. DOI: 10.1371/journal.pone.0102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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