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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268 - 우리 태양보다 10000배 강한 플레어를 내뿜는 적색 왜성




  태양 질량의 40% 이하인 작은 별들은 매우 작은 양의 수소만을 연료로 태우면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연료의 양이 적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긴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별들은 낮은 표면의 온도 때문에 적색 파장으로 보이므로 (분광형은 대개 M) 적색 왜성 (red dwarf) 라고 불리는데 우리 우주에서 볼 수 있는 별가운데 가장 흔합니다. 아마도 우리 은하는 거의 80% 가 이런 적색 왜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적색 왜성들은 매우 어두워서 지구에서는 가장 가까운 단독 적색왜성인 바너드별이나 알파 센타우리의 동반성인 프록시마 마저도 육안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매우 얌전하게 연료를 태우는 별이라는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항성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적색 왜성이라도 항성 표면 폭발현상인 플레어 (flare) 만큼은 상대적으로 매우 강력한 경우들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4월 23일 나사의 관측 위성인 스위프트 (Swift) 는 지금까지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플레어를 뿜어내는 적색 왜성을 관측했습니다. 이 적색 왜성의 이름은 DG Canum Venaticorum (DG CVn) 으로 지구에서 약 60 광년 정도 떨어진 쌍성계입니다. 두 적색 왜성 모두다 태양 질량의 1/3 정도 되는 작은 적색 왜성으로 어두운 별인데 지구 - 태양 거리의 약 3 배 정도 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공전하고 있습니다.


 스위프트 관측 위성은 본래 감마선 버스트 (GRB : Gamma Ray Burst) 를 주로 관측하기 위한 위성으로 감마선, X 선, 자외선, 가시 광선 영역 관측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 정도 가까이 공전하는 별 중 어디서 플레어가 발생했는지 알아낼 수 있을 정도로 해상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사실 우주 망원경 연구소의 천문학자인 레이첼 오스텐 (Rachel Osten, an astronomer at the 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 in Baltimore) 은 스위프트가 이 적색 왜성의 플레어를 관측한 사실 자체에 놀랐는데 왜냐하면 이 관측 위성은 감마선 버스트 같이 강력한 폭발을 관측할 목적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적색 왜성의 플레어 같은 비교적 약한 에너지를 가진 천체 현상을 관측할 목적으로 발사된 것이 아니었죠.


(적색 왜성 DG CVn 의 플레어 폭발 상상도 DG CVn, a binary consisting of two red dwarf stars shown here in an artist's rendering, unleashed a series of powerful flares seen by NASA's Swift. At its peak, the initial flare was brighter in X-rays than the combined light from both stars at all wavelengths under typical conditions.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S. Wiessinger  ) 



(In April 2014, NASA's Swift mission detected a massive superflare from a red dwarf star in the binary system DG CVn, located about 60 light-years away. Astronomers Rachel Osten of the 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 and Stephen Drake of NASA Goddard discuss this remarkable event.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S. Wiessinger)  


 사실 DG CVn 의 어느 별에서 플레어가 발생했던 간에 이 별은 아주 어두운 별입니다. 실제 밝기는 태양의 1/1000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발생한 플레어는 적어도 태양보다 1000 배는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태양면에서 발생하는 폭발 현상인 플레어는 세기에 따라 B, C, M, X 등급이 있는데 B 가 가장 낮고 X 등급이 가장 강력한 것입니다. X 등급 폭발이 발생할때는 지구까지 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태양 플레어는 X45 등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DG CVn 의 플레어는 무려 X100,000 등급이었습니다. 이는 최소한 수천배나 강력한 플레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슈퍼 플레어 (superflare)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플레어가 최고조에 이를 때 그 온도는 섭씨 2 억도에 달했을 것으로 보이며 별의 밝기가 가시광선과 자외선 영역에서 10 - 100 배까지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플레어 정도가 아니라 그냥 별이 폭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수준의 격렬한 현상입니다. 그래서 스위프트가 이를 관측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지만 이 슈퍼 플레어 폭발은 가장 격렬한 초기 폭발에서 이보다 강도가 다소 약해진 연속 폭발이 이어지며 무려 2 주간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이제까지 과학자들은 하루 미만의 플레어만을 관측해 왔기 때문에 왜 이렇게 강력한 플레어가 오랬동안 지속되었는지에 대해서 매우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단서는 이 별의 나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쌍성계는 생성된지 불과 3000 만년 정도 된 젊은 별입니다. 그리고 매우 빠르게 자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빠른 자전은 강력한 플레어를 유발한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플레어가 항성의 자전에 의해서 자기장이 뒤틀리고 끊어지는데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항성은 기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전할 때 위치에 따라서 속도가 다르게 되는데 이것은 자기장의 왜곡과 뒤틀림을 가져오며 표면에 강력한 에너지를 충전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것이 한번에 폭발하면서 플레어를 만듭니다. 따라서 빠르게 자전할 수록 더 강력한 플레어가 생성될 것입니다. 우리의 태양은 이제 나이가 들고 충분히 에너지를 방출했기 때문에 천천히 자전하지만 이 젊은 적색 왜성은 아직 빠르게 자전하면서 강력한 플레어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DG CVn 의 강력한 슈퍼 플레어는 과학자들에게 뜻하지 않게 젊은 별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플레어 현상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지구에서의 비교적 가까운 위치 때문에 이는 좋은 연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가지 더 재미있는 부분은 적색 왜성의 상대적으로 활발한 플레어가 과연 생명 탄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수많은 적색 왜성이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행성들은 대부분 적색 왜성에서 꽤 가까운 거리에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했듯이 적색 왜성이 매우 어둡기 때문이죠. 따라서 충분한 열을 받으려면 지구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모항성 주위를 공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적색 왜성의 강력한 플레어가 문제가 됩니다. 


 즉 적색 왜성 주변 행성에서 운좋게 생명체가 생겨났다고 해도 강력한 플레어는 이 모든 것을 다 파괴시킬 수 있는 강력한 방사선을 내뿜습니다. 물론 깊은 바다를 지닌 행성이라면 보호막을 가질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생명 발생에 좋은 조건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죠. 적색 왜성의 플레어 연구는 우주에 얼마나 생명체를 가진 별이 흔할 것인가 하는 흥미로운 주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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