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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283 - 혜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먼지를 목격 중인 로제타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혜성의 정체가 더러워진 눈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먼지와 드라이아이스, 얼음 등으로 구성된 작은 천체가 태양에 근접하면 표면에서 가스와 먼지를 뿜어내면서 거대한 꼬리를 형성한다는 이야기는 굳이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학창 시절 과학 수업 시간이나 혹은 다큐멘터리등을 통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실제로는 지금까지 누구도 그 과정을 혜성의 근접 거리에서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이야기할 유럽 우주국 (ESA) 의 로제타는 태양에 접근하는 혜성 주변을 공전하면서 수개월에 걸쳐 그 과정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9 월말 최초로 혜성  67P/Churyumov–Gerasimenko 에서 먼지와 가스의 제트가 분출하는 과정을 관측했습니다.  


 그 이후 로제타는 계속해서 혜성 주위를 돌면서 그 지형과 변화를 관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점점 혜성이 태양에 다가감에 따라서 가스와 먼지를 분출하는 장면을 계속해서 관측하고 있습니다. 로제타 덕분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의 곁에서 혜성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로제타가 본 혜성 P67 의 목 부분에서의 가스 분출 Two views of the same region on the “neck” of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The right image was taken with an exposure time of less than a second and shows details on the comet’s surface. The left image was overexposed (exposure time of 18.45 seconds) so that surface structures are obscured. At the same time, however, jets arising from the comet’s surface become visible. The images were obtained by the wide-angle camera of OSIRIS, Rosetta’s scientific imaging system, on 20 October, 2014 from a distance of 7.2 kilometers from the surface. Credit: ESA/Rosetta/MPS for OSIRIS Team MPS/UPD/LAM/IAA/SSO/INTA/UPM/DASP/IDA ) 


 로제타에 설치된 OSIRIS 가 보내온 이미지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했습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 연구소의 장-밥티스트 빈센트는  (OSIRIS scientist Jean-Baptiste Vincent from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Solar System Research (MPS) in Germany) 는 로제타의 데이터를 보기 전까지는 태양 에너지를 받는 모든 부분이 비슷한 증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로제타가 보내온 이미지는 혜성의 목 (neck) 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더 활발한 분출 현상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반면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은 아직 잠잠한 편입니다. 왜 그런지에 대해선 앞으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아무튼 뭔가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도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P67 은 태양에서 4억 5000만 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데 점차 태양에 근접하면서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받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혜성의 활동이 태양에서 3 억 km 위치한 지점까지 근접할 때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향후 수 개월간 로제타 미션은 이제까지 유래가 없는 근거리에서 혜성의 활동을 정밀하게 관측할 것입니다.  


 착륙선 필래의 혜성 표면 착륙 및 혜성의 활동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에 혜성 활동까지 아직 클라이맥스를 남겨둔 로제타 미션에 대해서 앞으로도 계속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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