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p of Pangaea showing where today's continents were at the Permian–Triassic boundary. Credit: Wikipedia)
페름기말 대멸종이 끝난 후 지구는 매드맥스 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처럼 거대한 사막이 펼쳐진 세상이었습니다. 지구의 대륙이 모두 모여 판게아라는 거대한 초대륙을 형성한 탓에 대부분의 내륙 지역에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특히 판게아 대륙의 저위도 지역은 너무 뜨거워서 화석도 잘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판게아 열대 데드존 (Pangaean tropical dead zone)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생명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육지 생물체는 해양 생물체보다 멸종 정도가 덜했습니다. 특히 트라이아스기 초기에는 포유류의 조상이 되는 리스트로사우루스 같은 수궁류가 크게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악어, 공룡, 새의 조상인 지배파충류 그룹인 조룡형류 (archosauromorphs) 역시 살아남아 비어 있는 생태계를 차지할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초기 진화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버밍햄 대학의 조셉 플래너리-서더랜드 박사 (Dr. Joseph Flannery-Sutherland from the University of Birmingham)와 브리스톨 대학의 마이클 벤톤 교수 (Professor Michael Benton from the University of Bristol)는 과거 생각과는 달리 초기 조룡형류에 속한 원시적 파충류들이 데드존을 가로질러 판게아 대륙 전체로 퍼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TARDIS라는 모델을 이용해 초기 지배파충류의 조상들이 어떻게 초대륙 전체로 퍼져 공룡과 악어 같은 지배파충류의 주요 그룹으로 진화했는지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조룡형류가 지옥같은 (hellish) 환경을 견디고 1만 6000km 떨어진 판게아 초대륙을 이동하는 대장정에 성공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강인한 생존 능력은 당시 비어 있던 지상 생태계를 장악하는 새로운 지배파충류로 진화할 수 있는 중요한 비결이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거대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매드맥스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 연구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6-triassic-reptiles-mile-hellish-conditions.html
Landscape-explicit phylogeography illuminates the ecographic radiation of early archosauromorph reptiles,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5). DOI: 10.1038/s41559-025-02739-y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