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otis bats in Nietoperek, Poland—one of the largest and most ecologically significant bat hibernation sites in Europe. Credit: S. J. Puechmaille)
코로나 19를 통해 박쥐나 야생 동물이 인간에게 전파할 수 있는 신종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사실 반대의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북미에서 수백만 마리의 박쥐를 죽게 만든 곰팡이 감염은 인간이 전파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독일 그라이프스발트 (University of Greifswald)의 니콜라 피셔 박사 (Dr. Nicola Fischer)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북미에서 야생 박쥐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는 병원성 곰팡이의 기원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2006-2007년 사이 미국 뉴욕 주에서 시작된 이 곰팡이 질병은 박쥐의 코에 하얀 가루를 남기기 때문에 흰코병 (white-nose disease)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연구팀은 27개 국에서 5,479개의 박쥐 샘플을 얻어 그 기원을 조사했습니다.
박쥐 흰코병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건너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병을 일으키는 Pseudogymnoascus destructans 곰팡이는 본래 있던 장소에서는 박쥐에게 감염되긴 해도 박쥐를 죽게 만드는 무서운 병원체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면역이 없는 북미 박쥐에 전파된 후 치명적인 곰팡이 질병이 된 것입니다.
연구팀은 사실 흰코병을 일으키는 곰팡이가 하나가 아니라 두 종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현재 북미에서 수백만 마리의 야생 박쥐를 죽게 만든 곰팡이의 기원이 큰 동굴들이 있는 우크라이나의 포딜리아 (Podillia)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관광객의 옷과 소지품에 뭍은 곰팡이 포자가 미국의 뉴욕 주로 전파되었고 이후 이 관광객이 다시 동굴 탐사를 나서면서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커보입니다. 유전자 분석 결과는 전파가 한 차례 이뤄졌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침범하는 관광의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수로 다른 지역의 동식물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외래 침입종이나 외래 병원체를 가지고 와 생태계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사람에게도 감염되어 신종 전염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야생 동물과의 접촉을 줄일 수 있는 안전한 관광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5-pathogenic-fungus-threatening.html
Nicola M. Fischer et al, Two distinct host-specialized fungal species cause white-nose disease in bats, Nature (2025). DOI: 10.1038/s41586-025-09060-5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