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hard drive circuit board contains orange surface-mount tantalum capacitors, used to store energy in compact electronic devices. Credit: Terence Musho/West Virginia University)
빠르게 발전하는 IT 기술의 뒤에는 막대한 전자기기 쓰레기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전자기기가 매년 버려지고 있지만, 구조가 복잡한 탓에 재활용은 쉽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2022년 한 해에만 6200만 톤의 전자 제품이 버려졌는데, 회수가 쉬운 금속 부분을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는 개도국으로 보내지거나 매립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eWaste라고 부르는 전자 쓰레기의 문제점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사실 여기에는 구리 같이 상대적으로 흔하지만 그래도 유용한 자원과 탄탈륨 같은 희토류 자원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는 자원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고 그냥 버리는 셈입니다.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의 테렌스 무소 교수 (Terence Musho, P.E., Ph.D., is an Associate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Mechanical, Materials & Aerospace Engineering at West Virginia University) 연구팀은 DARPA의 Recycling at the Point of Disposal (RPOD) 프로그램에 지원을 받아 탄탈륨을 버려진 쓰레기에서 회수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탄탈륨은 주로 캐파시터 (capacitors)에 사용되는 데, 탄탈륨 캐파시터가 없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전자기기와 컴퓨터의 효율이 크게 낮아질 것입니다. 미국은 이 물질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군용 기기 및 우주선, 인공 위성에도 들어가는 점을 생각하면 안보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탄탈륨의 가격이 킬로그램 당 170달러로 꽤 비싼 편인데도 회수가 되지 않는 이유는 캐파시터가 메인보드에 단단히 결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캐파시터에서 탄탈륨만 분리할 수 있는 값싸고 효과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의외로 간단한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전자레인지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웨이브입니다.
우선 탄탈륨 캐파시터를 갈아서 가루로 만든 후 탄소 입자와 섞어 전자레인지처럼 마이크로웨이브로 가열합니다. 탄소 입자는 빠르게 마이크로웨이브 파장을 흡수해 온도가 높아지면서 탄소열 환원반응 (carbothermal reduction)이 일어나게 됩니다. 반응 후 남는 것은 순수한 탄탈륨 카바이드 (tantalum carbide)로 순도 97%의 탄탈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많은 희토류가 들어간 전자제품에서 다시 이 물질을 회수할 수 있다면 지속가능한 순환 경제를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Ansan Pokharel et al, Microwave-assisted recycling of tantalum and manganese from end-of-life tantalum capacitors, Scientific Reports (2025). DOI: 10.1038/s41598-025-96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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