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대장암 예방과 조기 진단을 위한 건진 대장 내시경의 시작 시점을 일반적으로 50세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50세 이하에서도 대장 용종이 나오는 경우가 드물진 않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그냥 건강 검진 목적의 내시경도 꽤 비싼 미국이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건진 대장 내시경 시작 시점을 45세로 내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노던 캘리포니아 (Kaiser Permanente Northern California)의 연구팀은 이 병원에서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건강 건진 목적의 대장 내시경을 받은 45세에서 54세 사이 성인 12,031명으로 대상으로 첫 번째 대장 내시경 시행시 전체 용종, 진행성 용종, 대장암의 발견 비율을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45-49세 사이에서는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선종 (adenoma)가 발견될 확률이 35.4%로 생각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50-54세 사이에서는 40.8%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45-49세 사이 그룹의 상대적 위험도는 88% 정도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게 나타나긴 했지만, (adjusted risk ratio [aRR], 0.86; 95% CI, 0.82–0.90) 그래도 그렇게 드물지 않게 선종이 발견되는 것입니다.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 높은 진행성 선종 (advanced adenoma, 10mm 이상의 상대적으로 큰 용종)의 경우에는 3.8%, 4.1%로 50-54세 사이 그룹이 약간 높게 나타나긴 했으나 통계적 차이는 없었습니다. (aRR, 0.90; 95% CI, 0.75–1.09) 다만 대장암의 경우 둘 다 아직은 유병률이 낮아 특별히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인에서 비만처럼 위험 인자를 가진 인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암의 전 단계인 진행성 선종과 일반적인 크기의 선종이 모두 증가하고 있어 건진 대장 내시경 시작 나이를 45세로 낮추는 것이 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서술한 것처럼 미국은 단순 건진 목적 내시경도 비용이 수천 달러 이상으로 비싸기 때문에 선뜻 시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대장암 치료 비용은 더 엄청나게 비싼 만큼 위험 요소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좀 더 이른 나이에 받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담이지만, 한국처럼 20대도 원하기만 하면 저렴한 가격에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국가는 사실 전 세계적으로 드물 것 같습니다. 물론 이로 인해 과잉 진료의 위험성도 있긴 하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5-06-colonoscopy-screening-age-yields-neoplasia.html
Jeffrey K. Lee et al, Screening Colonoscopy Yields Among Adults Aged 45 to 49 Years After Lowering the Colon Cancer Screening Age, JAMA (2025). DOI: 10.1001/jama.2025.7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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