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의 베타 세포가 면역 시스템의 오인 공격에 의해 파괴되는 1형 당뇨는 다행이 2형 당뇨보다 드물지만, 전 세계적으로 800만 명에 달하는 환자가 1형 당뇨로 고통받고 있으며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가며 혈당을 조심스럽게 조절해야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인슐린만 공급될 수 있으면 1형 당뇨는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췌장 이식, 인공 췌장, 줄기 세포 이식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의 제약회사인 버텍스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줄기 세포 유도 췌도 세포 치료제인 지미스레셀(zimislecel, VX-880)은 최근 임상 1/2상 시험에서 1형 당뇨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장기간 인슐린 투여 없이 혈당을 조절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토론토 대학의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연구팀은 14명의 중증 1형 당뇨 환자에게 지미스레셀을 테스트했습니다. 이 환자들은 1형 당뇨로 오래 인슐린을 투여 받은 환자들로 혈당이 너무 내려가는 저혈당 증상에 대한 자각 증상이 없어 매우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고혈당도 위험하지만, 사실 혈당이 너무 내려가면 뇌 같은 중요한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이 와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가자 가운데 12명이 투여를 완료했는데, 주사제로 투여한 줄기세포는 환자의 간으로 들어간 후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세포로 분화하게 됩니다. 다만 이 줄기세포에 대한 면역 거부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계속 면역 억제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미스레셀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1년 동안 혈당 조절 능력이 크게 개선되어 인슐린 투여 없이 목표 혈당인 70-180mg/L, 당화혈색소 7% 이내에 대부분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설사, 두통, 머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있기는 했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으며 2명은 사망했으나 한명은 면역 억제제로 인한 수막염, 다른 한 명은 다른 기저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지미스레셀과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약사는 추가 데이터를 확보한 후 FDA 승인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아마도 3상 임상 시험을 거쳐 저혈당 자각 증상이 없는 중증 1형 당뇨 환자에게 먼저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인슐린 분비 줄기 세포 치료는 꽤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왔던 방법인데, 이번에는 임상 시험을 통과해 본격적으로 임상에 사용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가능하다면 1형 당뇨의 완치에 가까운 치료가 가능할 것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5-06-diabetes-beta-cell-zimislecel-insulin.html
Trevor W. Reichman et al, Stem Cell–Derived, Fully Differentiated Islets for Type 1 Diabete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25). DOI: 10.1056/NEJMoa2506549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