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혈액, 땀, 그리고 물 속의 오염을 측정하는 종이 검사지



 (Only a simple finger prick is needed to provide a sample, which can be mailed to a lab for white blood cell counts and other measurements. "This technology is likely to have additional applications in infectious disease such as detecting levels of virus and parasites in the blood and more generally in detecting markers of health and wellness," says Charlie Mace. Credit: Charlie Mace)

터프츠 대학의 과학자들이 고가의 검사 장치 없이 종이 검사지만으로 혈액, 땀, 그리고 물의 오염을 검사할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힌 3가지 검사법 가운데 첫 번째 종이 검사지는 혈액 속 백혈구 수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종이로 검사하는지 의아할 수 있는데, 원리는 간단합니다.

홈이 파진 종이에 혈당 검사를 할 때처럼 충분한 혈액을 떨어뜨리면 일정량을 머금게 되는데, 연구팀은 여기서 손상되기 쉬운 백혈구 자체를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파괴되도 남는 DNA를 검사해 백혈구 숫자를 간접적으로 측정합니다.

백혈구 수가 많이 증가하는 경우 감염이나 종양 등의 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의료진이 혈액을 뽑아 이를 검사해야 합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종이 검사법은 집에서도 쉽게 스스로 검사해 봉투에 넣어 우편으로도 보낼 수 있고 냉장 보관도 필요 없습니다. 물론 최종적으로 복잡한 장비로 검사해야 하는 부분은 기존의 혈액 검사와 다르지 않지만, 의료 기관 이용이 어려운 가난한 나라나 혹은 자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Upon contact with sweat, the lactate-responsive dots change color from yellow to dark red as a sign of lactate concentration, while the nonreactive reference circles in each corner provide markers to correct for lighting artifacts when the color intensities are measured using a phone camera. Credit: Courtesy of Silklab)

두 번째 기술은 피부에 붙여 땀속의 젖산 (lactic acid)을 측정하는 종이입니다. 이 종이는 젖산에 많이 접촉하면 노란색에서 검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젖산은 무산소 환경에서 많이 생성되기 때문에 환자의 스트레스 상태나 조직의 저산소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가 됩니다.

이 역시 혈액 검사로 알 수 있기는 하지만, 의료 기관 이용이 어려운 지역이나 응급 상황, 그리고 환자의 실시간 간이 모니터링용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종이 검사법입니다.



(A paper card with multiple sample channels can detect bacterial contamination in water supplies using a color change detection app on a smartphone. Credit: Sameer Sonkusale)

마지막은 물의 오염 정도를 간편하게 판독할 수 있는 종이 검사지입니다. 이 종이 검사지에는 금 나노입자에 항생제인 폴리마이신 (polymyxin)이 붙어 있는 입자가 있습니다.

폴리마이신은 그람 음성균에 결합해 균을 응집하게 하는데, 이 때 검사지의 색상이 핑크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합니다. 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반정량적으로 정도를 확인하면 오염 정도를 알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종이 검사지는 현재도 널리 쓰이고 있지만, 최신 기술과 결합해서 앞으로도 많이 쓰이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스마트 기기와 IT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어도 인간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 중에 하나인 종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3-blood-paper-analytical-devices-easily.html

Allison J. Tierney et al, Hematocrit-Independent Sampling Enables White Blood Cell Counts from Patterned Dried Blood Spot Cards, Analytical Chemistry (2024). DOI: 10.1021/acs.analchem.3c04439

Elisabetta Ruggeri et al, Paper‐Based Wearable Patches for Real‐Time, Quantitative Lactate Monitoring, Advanced Sensor Research (2023). DOI: 10.1002/adsr.202300141

Kawin Khachornsakkul et al, Gold Nanomaterial-Based Microfluidic Paper Analytical Device for Simultaneous Quantification of Gram-Negative Bacteria and Nitrite Ions in Water Samples, ACS Sensors (2023). DOI: 10.1021/acssensors.3c0176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