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084 - 이오의 용암 호수를 관측한 주노 탐사선

 


(The JunoCam instrument on NASA’s Juno captured this view of Jupiter’s moon Io — with the first-ever image of its south polar region — during the spacecraft’s 60th flyby of Jupiter on April 9. Credit: NASA/JPL-Caltech/SwRI/MSSS; Image processing: Gerald Eichstädt/Thomas Thomopoulos (CC BY))

앞서 소개한 것처럼 주노 탐사선은 2023년 12월과 2024년 2월 이오에 근접해서 표면 지형을 자세히 관측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한 나사 과학자들은 초기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4월 16일 나사의 주노 임무 책임자인 스캇 볼튼 (Scott Bolton) 은 유럽 지질물리학회 연합 학회 (European Geophysical Union General Assembly)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주노가 포착한 이오의 놀라운 모습 중 하나는 200km 크기의 거대한 용암 호수인 로키 파테라 Loki Patera입니다. 지구에도 가끔 용암이 고여 호수를 이루긴 하지만 이런 대규모 용암 호수는 이오처럼 화산 활동이 극도로 활발한 천체가 아니라면 태양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습니다. 사실 이오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과 함께 액체 상태의 표면을 지닌 보기 드문 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his animation is an artist’s concept of Loki Patera, a lava lake on Jupiter’s moon Io, made using data from the JunoCam imager aboard NASA’s Juno spacecraft. With multiple islands in its interior, Loki is a depression filled with magma and rimmed with molten lava. Credit: NASA/JPL-Caltech/SwRI/MSSS)

수백개에 달하는 활화산들이 이오에 용암 호수를 만들기 때문에 이오의 표면은 매우 매끄러운 편입니다. 용암 호수이든 용암 호수가 식어 용암 대지를 만들든 간에 그 표면은 다른 위성과 비교해서 매우 매끄럽습니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주노의 Microwave Radiometer (MWR) 데이터를 이용해 이오의 일부 지역에 거울처럼 매끄럽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노에 산이나 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로케 파테라 용암 호수 안에도 용암에 식어 큰 호수가 형성되어 있으며 표면 여기저기에 화산 활동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산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좀 독특하게 뾰족한 산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스티플 산 (Steeple mountain)은 마치 교회의 첨탑 같은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Created using data collected by the JunoCam imager aboard NASA’s Juno during flybys in December 2023 and February 2024, this animation is an artist’s concept of a feature on the Jovian moon Io that the mission science team nicknamed “Steeple Mountain.” Credit: NASA/JPL-Caltech/SwRI/MSSS)

주노 탐사선은 목성 표면 궤도를 스치듯 지나가면서 타원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도 주기적으로 목성 표면 관측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주노 데이터를 통해 1995년 목성 대기로 탐사선을 내려보낸 갈릴레오가 탐사한 부분이 극단적으로 건조한 지역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물이 적은 목성의 환경은 미스터리입니다.

주노는 점점 목성에 가까워지면서 결국은 최후를 맞이할 예정이기 때문에 임무 가능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위성 탐사도 가니메데, 유로파를 거쳐 이오까지 와서 이제 마지막 단계입니다. 목성과 그 위성들의 놀라운 모습을 전해준 주노가 마지막까지 힘내주기를 바랍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4-nasa-juno-aerial-views-mountain.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