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uqsaurus, standing in the background, and pachyrhinosaurus, skull in the foreground, were among the dinosaur species included in a new study led by scientists at the University of Alaska Fairbanks and the University of Reading that calls into question Bergmann's rule. Credit: Art by James Havens, CC BY-NC-ND)
19세기 독일의 생물학자인 칼 베르그만은 같은 종류의 동물이라도 극지방으로 갈수록 몸집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예를 들어 열대 지방에 살고 있는 말레이 곰은 크기가 작지만, 북극곰은 곰 가운데 가장 큽니다.
베르그만의 법칙 (Bergmann's rule)은 포유류나 조류 같은 항온동물에서 그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추운 환경에서 몸집이 클수록 상대적으로 표면적이 작아져 체온을 유지하는데 유리한 반면 더운 환경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생깁니다. 사실 더운 건 어떻게 적응한다고 해도 추운 건 에너지를 써서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몸집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 생존에 유리해집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일부는 항온동물이었을 가능성이 높고 일부는 중온동물일 것으로 생각되는 공룡은 어땠을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알래스카 대학 페어뱅크와 리딩 대학의 연구팀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알래스카 대학의 로렌 윌슨 (Lauren Wilson)은 공룡이 발굴된 가장 고위도 지역인 알래스카의 프린스 크릭 지층 (Prince Creek Formation)의 공룡을 분석해 이들이 베르그만의 법칙를 따르는지 분석했습니다. 알래스카는 당시에도 고위도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분석 결과 공룡이 베르그만의 법칙을 따른다는 증거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그렇다고 해서 공룡이 변온동물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베르그만의
법칙이 사실 조류와 포유류에서도 대부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도는 동물의 크기를 예측하는 지표가 아닙니다. 동물의 크기는 온도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북극곰도 북극해에 먹이가 많지 않다면 몸집을 그렇게 키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실 베르그만의 법칙은 법칙보다는 예외에 속합니다.
몸집이 가장 거대한 공룡들이 북극권이나 남극권에서 발견되지 않는 것 역시 그런 사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4-dinosaur-bergmann.html
Lauren N. Wilson et al, Global latitudinal gradients and the evolution of body size in dinosaurs and mammals, Nature Communications (2024). DOI: 10.1038/s41467-024-468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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