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심각한 인플루엔자 감염에서 폐조직을 보호하는 새로운 약물


 

(A colorized transmission electron micrograph (TEM) image of an influenza virus particle, or 'virion'. Credit: CDC/Erskine Palmer, ML Martin)

코로나 19 대유행이 끝난 후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코로나 19 대유행 시기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잘 전파되지 않아 사람들이 면역이 약해졌다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러 번 노출되어 면역이 있는 성인보다 소아에서 크게 유행했습니다.

대부분의 독감은 심한 고열과 호흡기 증상을 겪은 후 대개 일주일 이내로 회복됩니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매우 심각한 폐 염증이 발생해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광범위한 세포 괴사인 네크롭토시스 (necroptosis)가 일어나면서 면역 반응이 너무 심해져 오히려 조직의 광범위한 손상이 일어나고 결국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터프츠 의대, 성 주드 소아 연구 병원, 휴스턴 대학, 폭스 체이스 암센터 (Tuft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t Jude’s Children’s Research Hospital, University of Houston, and Fox Chase Cancer Center)의 연구팀은 세포 괴사만 선택적으로 차단하고 세포가 스스로 사라지는 아포토시스 (apoptosis)는 차단하지 않는 신약 후보 물질 UH15-38을 연구했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결국 수많은 바이러스 입자를 뿜어내며 죽게 됩니다. 이렇게 괴사된 세포는 강한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그전에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 조용히 세포를 제거하는 아포토시스 과정을 거칠 수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아포토시스와 네크롭토시스의 주요 신호 경로인 Receptor interacting protein kinase 3 (RIPK3)를 차단하는 UH15-38을 쥐를 이용한 동물 감염 모델에서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UH15-38는 아포토시스 과정은 차단하지 않으면서 네크롭토시스 과정을 최대한 억제해 조직 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조직 손상 억제 효과는 감염 후 하루 후에 약물을 투여해도 나타났으며 최대 5일까지 유리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다른 실험군으로 아예 RIPK3를 모두 차단한 쥐도 만들었지만, 이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지 못하면서 감염이 더 심해지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UH15-38는 선택적 세포 괴사 차단으로 면역 반응은 그대로 유지하고 조직 손상만 막을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 앞으로 개발이 주목됩니다.

현재 과도한 면역 반응에 의한 조직 손상을 막는 약물는 대게 면역 억제제입니다. UH15-38가 실제로 약물로 개발된다면 면역 반응 자체를 억제하지 않기 때문에 더 효과적인 치료가 기대됩니다. 그리고 기전 상 인플루엔자 이외의 다른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효과가 있를 수 있어 앞으로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severe-flu-drug-goldilocks-effect-immune-system/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265-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