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405 - 수많은 소행성을 찾아낸 허블 우주 망원경



 (This Hubble Space Telescope image of the barred spiral galaxy UGC 12158 looks like someone took a white marking pen to it. In reality, it is a combination of time exposures of a foreground asteroid moving through Hubble's field of view, photobombing the observation of the galaxy. Several exposures of the galaxy were taken, which is evidenced in the dashed pattern. The asteroid appears as a curved trail due to parallax because Hubble is not stationary but orbiting Earth, and this gives the illusion that the faint asteroid is swimming along a curved trajectory. The uncharted asteroid is inside the asteroid belt in our solar system and hence is 10 trillion times closer to Hubble than the background galaxy. Rather than a nuisance, this type of data is useful to astronomers for doing a census of the asteroid population in our solar system. Credit: NASA, ESA, Pablo García Martín (UAM); Image Processing: Joseph DePasquale (STScI); Acknowledgment: Alex Filippenko (UC Berkeley))



(This graph is based on Hubble Space Telescope archival data that was used to identify a largely unseen population of very small asteroids in their tracks. The asteroids were not the intended targets, but instead photobombed background stars and galaxies in Hubble images. The comprehensive treasure hunt required perusing 37,000 Hubble images spanning 19 years. This was accomplished by using "citizen science" volunteers and artificial intelligence algorithms. The payoff was finding 1,701 asteroid trails of previously undetected asteroids. Credit: Pablo García Martín (UAM), Elizabeth Wheatley (STScI))

허블 우주 망원경은 100억 광년 이상 떨어진 먼 우주를 관측하는데 큰 공을 세웠지만, 지구에서 가까운 주소행성대 소행성을 관측하는데도 유용합니다. 이들 대부분이 지상 망원경으로 관측하기에 너무 어둡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소행성을 찾기 위해 허블 우주 망원경을 임무에 투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30년 이상 현역에 있으면서 찍어 놓은 수많은 사진에 우연히 걸린 소행성 이미지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문제는 수많은 사진에서 소행성을 분류하는 것입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자율 대학의 파블로 가르시아 (Pablo García Martín of the Autonomous University of Madrid, Spain)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수많은 시민 과학자의 도움으로 이 작업을 해냈습니다.

연구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이 19년 동안 찍은 3만 7천 장의 천체 사진 가운데 소행성으로 의심되는 흔적을 추적했습니다. 소행성은 본래 허블 우주 망원경이 관측하려고 했던 별이나 은하보다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어 아주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따라서 대개 점이 아니라 선처럼 나타납니다. (사진 참조)

연구팀은 주니버스 플랫폼 (Zooniverse platform)을 통해 11,482명의 자발적인 시민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소행성 같은 흔적 200만 개를 발견했습니다. 시민 과학자가 흔적을 발견하면 이를 토대로 훈련한 인공지능을 통해 분류한 결과 1,701개의 소행성 흔적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소행성 가운데 1,031개는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소행성이었으며 400개 정도는 지름 1km 미만이었습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 덕분에 비교적 작은 크기의 소행성을 대거 발견한 것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주소행성대 소행성입니다.

앞으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비롯해 앞으로 발사 예정인 로만 우주 망원경을 이용하면 같은 방법으로 태양계 내 수많은 소행성을 새로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서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4-hubble-small-main-belt-asteroids.html

Pablo García-Martín et al, Hubble Asteroid Hunter, Astronomy & Astrophysics (2024). DOI: 10.1051/0004-6361/20234677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