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이야기 1082 - 금성의 황산 구름에서도 생명체가 살 수 있다?

(Amino acids essential to life are surprisingly stable in Venus' sulfuric acid clouds, suggests a new study. Credit: JAXA/J. J. Petkowski)

금성은 두꺼운 구름으로 덮혀 있어서 한동안 과학자들과 SF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따뜻한 행성으로 열대우림 같은 환경을 상상한 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금성 표면에 탐사선을 내려보낸 후 이 아름다운 상상은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금성의 표면 온도는 납도 녹일 수 있는 섭씨 464도에 달했으며 압력은 수심 900m의 깊은 바다에 맞먹는 수준으로 높았습니다. 여기에다 황산비가 내리는 환경으로 어떤 형태의 생명체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은 지옥별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 가운데는 항상 엉뚱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금성의 두꺼운 구름 상층부 고도 45-60km에서는 압력과 온도가 생명체가 살만한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따라서 여기에 풍선이나 항공기 형태의 탐사선을 보내거나 심지어 사람을 보내 탐사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일부 과학자들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시했습니다. 물론 이를 두고 과학계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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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시거 (Sara Seager)가 이끄는 MIT 연구팀은 그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금성의 황산 구름에서 아미노산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81-98%의 고농도 황산에서 20종의 아미노산 중 19종이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의미는 될 수 없지만, 황산 구름에 적응해 살아가는 미생물에 불가능하진 않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다만 진짜 생명체나 아니면 복잡한 유기물이 실제 금성의 높은 구름 층에 존재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결국 탐사선을 직접 보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최초의 민간 금성 탐사선인 비너스 라이프 파인더 Venus Life Finder가 발사될 예정입니다. 이 탐사선이 만약 복잡한 유기물을 찾아낸다면 거짓말 같던 금성 생명체 가설이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pace/life-survive-venus-sulfuric-acid-clouds/

https://www.liebertpub.com/doi/10.1089/ast.2023.0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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