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ired water striders Burmogerris rarus, from Myanmar amber. Credit: NIGPAS)
곤충은 매우 복잡한 짝짓기 행동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채수와 종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번식 전략이 진화한 것도 당연합니다. 아마도 이런 행동이 진화한 것은 아주 오래된 일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짝짓기 자체가 화석이 될 순 없기 때문에 대개는 추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학술원의 난징 지질학 및 고생물학 연구소의 황 디잉 교수 (Prof. Huang Diying from the Nanjing Institute of Geology and Paleontology of the Chinese Academy of Sciences (NIGPAS))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얀마에서 발견한 1억 년 전 호박 속에서 짝짓기 중이던 소금쟁이 커플을 확인했습니다.
소금쟁이는 나무가 아닌 물 위에 사는 곤충이기 때문에 나무 수지 속에 갇혀 호박 속 화석이 되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이 백악기 소금쟁이들은 나무 가지 아래 얕은 물가에 있다가 아래로 수지가 떨어지면서 갇힌 특이 케이스로 생각됩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의 소금쟁이를 확인했는데, 7마리의 버모게리스 라루스 (Burmogerris rarus) 성체와 유충 4마리가 존재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두 쌍의 커플은 작은 수컷이 암컷 위에 올라타 짝짓기 중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 위를 유유히 움직이는 평화로운 곤충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소금쟁이 역시 짝짓기 과정에서 서로 상당히 견제를 하고 공격합니다. 몸집이 큰 암컷의 경우 수컷이 쉽게 달라붙을 수 없게 움직이기 때문에 수컷은 간단히 붙잡기 위한 부속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을 움직여 단단히 붙잡을 힘이 안되는 수컷은 거부하고 수컷의 경우 다른 수컷이 달라붙어 정자 간의 경쟁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오래 붙어 있는 경쟁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1억년 전 백악기 소금쟁이에서도 같은 구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미세 구조 까지 확인이 가능한 보존 상태가 극도로 좋은 화석 덕분에 과학자들은 이들이 우연히 같이 화석화된 것이 아니라 수컷이 암컷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번식을 위한 치열한 생존 게임이 오래전부터 존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우리에게 친숙한 약육강식의 법칙보다 실제 자연에서는 적자 생존의 법칙이 더 우선합니다. 힘센 생물이 아니라 가장 많은 후손을 남기는 생물이 결국 경쟁에서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1억 년 전 불운하게 나무의 수지에 갇힌 이들 덕분에 과학자들은 백악기 곤충의 짝짓기 경쟁도 지금처럼 치열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4-amber-reveals-behavior-cretaceous-striders.html
Yanzhe Fu et al, Group mating in Cretaceous water strider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4). DOI: 10.1098/rspb.2023.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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