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redit: IBM)
자기 테이프는 초기에는 PC에도 사용된 적이 있는 역사 깊은 저장 장치입니다. 이제는 추억의 물건이 되었지만, 카세트 테이프도 자기 테이프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테이프 저장 장치는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습니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저장 미디어 가격과 30년에 달하는 오랜 보존 기간 덕분에 데이터 백업이나 콜드 데이터 저장 용으로 제격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spectrum.ieee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올렸습니다. 테이프 스토리지가 탄소 배출량이 적은 것은 물론 전자 쓰레기 (e-waste) 배출량도 적은 친환경 저장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IDC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 스토리지에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치는 하드디스크입니다. 62%의 데이터가 사실은 하드디스크에 담겨 있으며 SSD는 9% 입니다.
자기 테이프나 광미디어 같은 전통적인 저장 장치도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자기 테이프의 비중은 15%로 놀랍게도 SSD보다 높습니다. 물론 동영상 서비스를 포함해서 빠른 반응 속도가 필요한 핫 데이터는 모두 SSD로 넘어가는 중이지만, 백업 용도로는 자기 테이프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하드디스크의 경우 수명이 5년 정도로 짧을 뿐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씨게이트 Exos 18TB 같은 대용량 디스크도 1TB 당 2.55kg/year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합니다. 반면 후지필름의 LTO9의 경우 3% 수준에 불과합니다. 복잡한 시스템 없이 필름만 제조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만약 60%의 하드디스크 저장 데이터를 자기 테이프로 이전할 경우 최대 연간 79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자기 테이프의 느린 반응 속도를 생각하면 전부 전환할 순 없겠지만, 콜드 데이터 백업 용으로 자기 테이프를 더 추천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될 수 있습니다.
자기 테이프의 또 다른 장점은 처치 곤란한 복잡한 전자 쓰레기가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쓰레기의 양도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만약 100PB의 데이터를 10년간 보관한다면 하드디스크는 7.4톤의 쓰레기가 생기지만 자기 테이프는 3.6톤에 불과합니다. 처리 역시 자기 테이프 쪽이 훨씬 간단합니다.
다만 앞으로 자기 테이프가 SSD 기술이나 HDD 기술의 발전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이 내용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SSD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알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 같습니다.
참고
https://spectrum.ieee.org/tape-storage-sustainable-option
https://www.tomshardware.com/news/tape-storage-cheaper-and-less-polluting-than-hdds-ssds-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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