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croscopic larvae the trial participants were innoculated with Credit: James Cook University)
(A close-up of Nectator americanus, showing the tiny hooks it uses to latch onto the human intestinal wall. Credit: James Cook University)
기생충은 오랜 세월 인간을 괴롭혔을 뿐 아니라 청결하지 못한 환경에서 감염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혐오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기생충이 숙주의 영양분만 뺏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숙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한 임상 시험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임스 쿡 대학 James Cook University (JCU)의 과학자들은 구충 (hookworm)을 이용해서 2형 당뇨를 예방하는 1상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상당히 엉뚱해 보이지만, 이 연구에는 그럴 만한 근거가 있습니다. 구충 같은 기생충은 장내에 기생하면서 자신에 대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항염증 물질을 분비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만성 염증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종의 과도한 면역 반응 및 인슐린 저항성 억제 약물로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생충이 마구잡이로 영양분을 갈취하면 환자가 영양 결핍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 실험실에서 키운 아메리카 구충 (Necator americanus)을 20마리 혹은 40마리만 사용합니다. 이 정도 감염으로는 숙주의 영양분을 심각하게 고갈시킬 수 없고 주변에 전파할 위험도 낮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기생충은 사람 몸 속에서 스스로 증식할 순 없습니다. 설령 알을 낳는다쳐도 상하수도 시스템이 충분한 환경에서 전파 위험성은 극도로 낮습니다.
40명의 연구 대상자들은 아메리카 구충 유충 20개나 40개를 섭취하는 실험군과 위약군의 3 그룹으 나뉘었습니다. 1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위약군과 실험군은 부작용에서 특별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20마리 그룹은 인슐린 저항성의 지표인 HOMA-IR 값이 3에서 1.8로 감소하고 40마리 그룹은 2.4에서 2.0으로 줄어든 반면 대조군은 2.0에서 2.9로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좀 더 대규모의 임상 연구가 필요하지만, 시작은 고무적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기생충이 영양분을 흡수해 살도 빠지고 당뇨 위함도도 줄어드나 했는데 그렇게 많이 들어가면 다른 부작용도 많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식인데 실제로 임상 시험에 성공해서 기생충의 재발견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hookworm-trial-diabetes-chronic-disease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3-40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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