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aeopycnogonides gracilis (normal colour). Credit: Dr Romain Sabroux)
(Palaeopycnogonides gracilis - the 3D model drawn from the CT-scan data. Credit: Dr Romain Sabroux)
바다거미 (Sea Sipder, Pycnogonida)는 사실 이름과 달리 거미가 아닙니다. 현생 거미는 100% 육상 곤충이며 일부 민물 환경에서 들어와 생활하는 극히 드문 사례가 있기는 하나 바다에서 살지는 않습니다. 바다거미는 사실 거미, 전갈, 투구게, 바다전갈 (광익류) 등이 속한 협각류에 속하는 절지동물이지만, 실은 거미보다 더 오래전인 캄브리아기에 이미 그 선조가 나타난 의외로 뿌리가 깊은 절지동물입니다.
하지만 고생대에 멸종했어도 한때나마 많은 화석이 나오는 바다전갈과 달리 바다거미는 화석이 드문 편입니다. 절지동물 가운데서 다소 마이너한 그룹이긴 해도 현생종도 1300종이나 되고 크기도 1mm에서 70cm까지 다양한 점을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입니다. 따라서 현대적인 바다거미가 언제 진화했는지는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고생물학자인 로메인 사브로스 박사 (Dr. Romain Sabroux from the University of Bristol's School of Earth 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프랑스 남부의 라 볼트 쉬르 론(La Voulte-sur-Rhône)에서 발견된 1억 6천만년 전의 쥐라기 바다거미 화석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단서를 찾았습니다.
팔레오피크노고니데스 그라실리스 (Palaeopycnogonides gracilis)를 포함한 3종의 신종 바다거미 화석은 여러 가지 면에서 현생 바다거미와 흡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현생 바다거미의 조상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바위에 남은 눌린 화석만으로는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 힘들어 연구팀은 다른 과학자들의 도움을 구해 X-ray microtomography를 시행해 이 화석을 3차원 모델로 되살렸습니다.
연구 결과 팔레오피크노고니데스 그라실리스는 실제로는 멸종 그룹이었고 다른 두 종은 현생 바다거미과 (Colossopantopodus boissinensis는 Colossendeidae과이고 Palaeoendeis elmii는 Endeidae과)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쥐라기에 현생 바다거미과에 원형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에게도 생소한 마이너 그룹이지만, 이들 역시 오랜 역사를 지닌 바다 절지동물로 나름의 역할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의 작은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과학자가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8-modern-sea-spider-diversify-jurassic.html
New insights into the sea spider fauna (Arthropoda: Pycnogonida) of La Voulte-sur-Rhône, France (Jurassic: Callovian), Papers in Palaeontolog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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