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한 비상 사태는 종식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코로나 19 자체는 우리 곁에 항상 공존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19에 감염되고 그전보다 확률은 크게 줄어들었으나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최악의 경우 사망하는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완치된 후에도 만성 코로나로 인한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경증인 오미크론 유행 이후 대부분의 확진자가 나온 우리나라와 달리 대유행 초반에 확진자가 많이 나온 미국과 유럽에서는 만성 코로나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19 감염 이후 피로감, 호흡곤란, 집중력 장애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동반되는 만성 코로나와 함께 각종 만성 질환의 발병 위험도도 높아진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욕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팀 동 (Tim Q. Duong)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뉴욕 몬테피오레 보건 시스템 (Montefiore Health System)에 등록된 환자 기록을 통해 코로나 19 감염 이후 고혈압의 발생율이 증가하는지를 검증했습니다.
물론 코로나 19로 진료를 받다가 우연히 자신이 몰랐던 고혈압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연구팀은 대조군으로 코로나 19는 아니지만, 역시 강력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인 인플루엔자로 진단 받은 사람들을 선정했습니다. 2020년 3월 1일부터 2022년 2월 20일 진료 받은 환자 중 코로나 19 양성인 45,398명과 코로나 19는 아니지만 인플루엔자로 진단 받은 환자 13,864명 (2018년 1월부터 2022년 2월 20일까지)을 비교했습니다.
연구 대상자들을 평균 6개월 관찰한 결과 코로나 19로 입원한 환자 가운데 21%는 새로 고혈압을 진단 받음 반면 인플루엔자로 입원한 환자 16%정도가 고혈압을 진단 받았습니다. 입원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는 각각 11%와 4%로 역시 코로나 19 진단 과거력이 고혈압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기저 질환이나 40세 이상, 흑인에서 코로나 19 감염 후 고혈압을 진단 받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19 감염자의 경우 기존의 고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플루엔자와 비교해서 코로나 19 진단 후 고혈압 발생율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것은 단순히 혈압을 많이 재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선 상대적으로 경증인 오미크론과 그 변이에 의한 감염 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위험도가 있는지는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런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하기에 적합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19 감염 후 고혈압 발생율이 더 증가했는지 심층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고혈압 자체는 워낙 흔한 병이고 약물로 쉽게 조절이 되므로 코로나 19 감염과 무관하게 40세 이상 성인이나 비만 등 고위험군의 더 젊은 성인에서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서 숨은 고혈압을 찾아내고 치료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3-08-analysis-covid-trigger-new-onset-high.html
Incidence of New-Onset Hypertension Post–COVID-19: Comparison With Influenza, Hypertension (2023). DOI: 10.1161/HYPERTENSIONAHA.123.2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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