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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1040 - 고대 화성의 진흙 건조를 보여주는 육각형 무늬.


 

(This panorama captured by NASA’s Curiosity Mars rover shows a location nicknamed “Pontours” where scientists spotted preserved, ancient mud cracks believed to have formed during long cycles of wet and dry conditions over many years. Such cycles are thought to support conditions in which life could form.

Credits: NASA/JPL-Caltech/MSSS/IRAP)



(A close-up of the panorama taken by Curiosity’s Mastcam at “Pontours” reveals hexagonal patterns – outlined in red in the same image, right – that suggest these mud cracks formed after many wet-dry cycles occurring over years.

Credits: NASA/JPL-Caltech/MSSS/IRAP)

오랬만에 큐리오시티 로버 이야기입니다. 이미 화성에서 10년 넘게 활약 중인 큐리오시티 로버는 현재 게일 크레이터 중앙의 샤프산을 등반하면서 다양힌 퇴적층과 화성 암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샤프산 밑에서 5km 높이까지 올라간 상태입니다.

2021년 큐리오시티 로버는 샤프산 기슭에서 육각형 모양으로 갈라진 독특한 지형을 관측했습니다. 이 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프랑스 천체 물리학 및 행성학 연구소의 윌리엄 라핀 (William Rapin of France’s Institut de Recherche en Astrophysique et Planétologie)은 폰투어스 (Pontours)라고 명명된 이 지형이 주기적으로 물에 노출된 후 건조되면서 생성된 것이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육각형처럼 갈라진 지형은 사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진흙이나 논바닥이 마르면서 이런 모양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형태를 보고 화성에서 수십 억년 전 이런 일이 발생한 후 진흙이 굳어 지금까지 보존된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과학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큐리오시티 로버의 쳄캠 (ChemCam) 레이저 장치는 이 육각형의 구조 가장 자리에서 높은 농도의 황산염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이 황산염은 주기적으로 습도가 높아지고 건조되는 환경에서 농축된 것으로 침식에 매우 잘 견디기 때문에 수십 억년 동안 형태가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30억 년 전 화성은 액체 상태의 물을 지닌 환경이었고 게일 크레이터 내부는 호수가 존재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호수는 주기적으로 물이 차거니 줄어들면서 몇 차례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여기에는 계절적인 우기와 건기도 포함됐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진흙에 촉촉해졌다 마르는 과정에서 유기물이 농축되고 고분자 물질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자체가 생명체의 증거는 아니지만, 생명체 탄생에 우호적 조건임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과연 화성 생명체의 확실한 증거를 발견할 수 있을지, 그리고 발견한다면 언제가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www.nasa.gov/feature/jpl/cracks-in-ancient-martian-mud-surprise-nasa-s-curiosity-rover-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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