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삼엽충은 고생대를 대표하는 생물로 3억 년 이상 번성하다 페름기 말 대멸종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삼엽충이 등장했다 사라졌습니다.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확인힌 삼엽충 종만 2만 종이 넘을 정도로 실제 존재했던 삼엽충은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나이젤 휴이스 (Nigel Hughes, 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삼엽충 가운데 독특한 가슴 체절을 지닌 아울라코플레우라 코닉키 (Aulacopleura koninckii)를 연구했습니다.
삼엽충은 이름처럼 머리, 가슴 (중간 체절), 꼬리의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중간에 있는 체절은 각 종마다 고유의 숫자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울라코플레우라는 18-22개의 다양한 체절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등뼈의 갯수가 개체마다 다른 이상한 구조입니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보통 삼엽충은 공격을 받았을 때 공벌레처럼 몸을 둥글게 말아 딱딱한 외골격으로 둘러쌓여 있지 않은 부드러운 체절과 꼬리를 보호합니다. 하지만 가운데 부분이 긴 아울라코플레우라는 18개 이상의 체절을 지닌 경우 꼬리가 머리 쪽으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3D 모델링을 통해 이를 검증했습니다.
(With fewer segments, the rear part of the younger trilobite is an exact fit with the underside of the head when it rolls into a defensive position. Credit: Nigel Hughes - UCR)
이렇게 몸 전체를 방어하기 어려운 형태로 진화한 이유는 아마도 저산소 환경에 적응한 결과라는 것이 연구팀의 가설입니다. 삼엽충은 다리에 아가미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슴 체절과 다리가 있는 아울라코플레우라는 더 깊고 산소 농도가 낮은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아울라코플레우라 몸집도 커서 큰 포식자들이 들어오기 힘든 저산소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라코플레우라의 생존 전략은 수억 년 동안 삼엽충이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보통 바다 밑 바다을 기어다니는 별 특징 없는 생물로 묘사되는 삼엽충이지만, 이들의 다양성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풍부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8-scientists-trilobites-survived-environmental.html
Jorge Esteve et al, Developmental and functional controls on enrolment in an ancient, extinct arthropod,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3). DOI: 10.1098/rspb.2023.0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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