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rolites collected in Nong Yakong village, Chaiyaphum Province, Thailand. Credit: Nonsrirach et al, CC-BY 4.0 (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배설물이 화석화된 분석 (coprolites)는 멋지게 생긴 화석은 아니지만, 사실 매우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화석입니다. 이 생물이 무엇을 먹고 살았고 어떤 질병에 시달렸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국 마하사라캄 대학의 타닛 논스리라치 (Thanit Nonsrirach of Mahasarakham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태국 화이 힌 랏 (Huai Hin Lat) 지층에서 발견한 트라이아스 후기의 분석 화석을 보고 했습니다.
2억 년 정도 된 이 분석은 길이 7cm의 원통형 모양으로 크기와 형태로 봤을 때 이 시기를 대표하는 거대 파충류인 피토사우루스 (Phytosaur)의 것으로 보입니다. 피토사우루스는 지배 파충류의 근연 그룹인 조룡형류에 속하는 육식 파충류로 처음에는 초식 동물로 오인해 식물 도마뱀이라는 뜻의 피토사우루스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완전한 골격이 발견된 이후에는 악어와 유사한 대형 육식 파충류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외형을 보면 영락 없는 악어이지만, 현생 악어의 조상이 아니고 멸종된 그룹으로 외형이나 생활사에서 유사성은 수렴 진화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피토사우루스의 일종인 레돈다사우루스 베르마니 Redondasaurus bermani의 골격. 출처: 위키피디아)
연구팀은 정확한 종명은 알 수 없으나 피토사우루스의 분변으로 보이는 이 화석에서 50-150 마이크로미터의 타원형의 구조물을 발견했습니다. 두꺼운 껍데기와 알약 같은 타원형 구조는 전형적인 기생충 알의 특징입니다. 당시 최상위 포식자였던 피토사우루스도 작은 기생충에 시달렸던 셈입니다.
이 기생충이 정확히 어떤 종류의 기생충인지는 다소 명확하지 않으나 대형 동물이 진화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기생충 역시 진화했을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수억 년 전부터 다른 동물의 몸에 기생하며 수많은 알을 대변과 함께 세상으로 내보내 새로운 숙주를 감염시켰을 것입니다. 보통 부드러운 몸을 지닌 기생충은 화석화 되기 힘들지만, 이들이 만든 수많은 알은 대변에 남기 때문에 종종 분석 화석에서 발견되곤 합니다.
2억 년 전 피토사우루스가 이런 숙주 역할을 했다면 아마 이후에 등장한 수많은 공룡들도 기생충의 숙주가 되었을 것입니다. 기생충은 우리에게 좋은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이 화석은 장에 기생하면서 수많은 알을 뿌리는 방식이 수억 년 이상 성공을 보장해 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8-fossilized-feces-infested-parasites-million.html
https://en.wikipedia.org/wiki/Phytosaur
First discovery of parasite eggs in a vertebrate coprolite of the Late Triassic in Thailand, PLoS ONE (2023). DOI: 10.1371/journal.pone.0287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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